하지원



하지원이 화가로 변신했다.

그는 2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경기 남양주시 승마테마 파크 내 비스타 벨리 전시장에서 개인전 ‘내가 나인 이유를 들여다보기’를 개최한다.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배우로서의 삶 속에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내면의 깊은 감정을 그림으로 풀어냈다. 

하지원의 작품은 신표현주의(Neo-Expressionism)와 신구상(Nouvelle Figuration)의 특징이 가득하다. 해체된 기관, 일그러진 얼굴,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무너진 형상들이 화면을 채운다.

하지원


문화학 박사 류제홍은 “배우로서 수많은 캐릭터를 살아온 시간이 해체된 얼굴과 뒤틀린 몸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검은 배경이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을 강조하고 예술적 자유를 상징하는 신비로운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미술평론가 문성준 역시 하지원의 그림을 “가면을 쓴 자화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그림 속 가면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 살아온 모든 순간을 고백하는 상징”이라며 “가면마저 받아들이고 공존하려는 자유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작가 하지원은 작업노트에서 “연기를 통해 쌓인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언어들을 그림으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진짜 ‘나’를 표현하는 자유와 행복을 느낀다”며, “작품이 단순히 이해되는 것을 넘어 관객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여러 얼굴로 살아간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진심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작품을 통해 나누고 싶다”며, “작업이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한 파동을 일으킨다면 그것만으로 예술을 계속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