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이 숭덕전·숭혜전·숭신전 등 3전(三殿) 추향대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경주시

주낙영 경주시장이 숭덕전·숭혜전·숭신전 등 3전(三殿) 추향대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경주시



경주시는 지난 23일 추분을 맞아 숭덕전·숭혜전·숭신전 등 3전(三殿)에서 박씨·석씨·김씨 후손과 유림이 참석한 가운데 추향대제(초가을에 종묘와 사직에 지내는 큰 제사)를 봉행했다.

오릉 내 숭덕전에서는 신라 시조 박혁거세를 기리는 제향이 엄숙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숭덕문, 조흥문, 홍살문, 숭의문을 거쳐 오릉에 이르러 제례를 올렸으며, 초헌관은 박영렬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 아헌관은 박원희 전 참봉, 종헌관은 박보태 시조왕릉 참봉이 맡아 헌작했다.

‘경주 숭덕전 제례’는 전통 의식과 복식, 제수 음식 등이 오랜 세월 전승돼 2023년 11월 경상북도 무형유산 제51호로 지정됐다. 숭덕전은 세종 11년(1429년) 창건 이후 여러 차례 중건되었으며, 현 건물은 영조 11년(1735년) 복원된 것으로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 제254호다.

신라 제13대 미추왕, 제30대 문무왕, 제56대 경순왕을 모신 숭혜전(문화유산자료 제256호)에서도 제향이 거행됐다. 미추왕릉에서는 김병호 전 참봉, 김진희 경주향교 장의, 김중배 참봉이 헌관을 맡았다.

내물왕릉에서는 김원주 경주수북청년회 회장, 안순재 경주 삼호상사 대표, 김문석 참봉이, 선덕여왕릉에서는 김월선·김미애·김옥선 씨가 각각 초헌·아헌·종헌관을 수행했다. 태종무열왕릉에서도 김남성 명성영농조합법인 대표, 김병기 강릉김씨대종회 부회장, 김남민 참봉이 제향을 봉행했다.

숭혜전은 인조 5년(1627년) 동천동에서 현재 위치로 옮겨졌으며, 고종 24년(1887년) 미추왕 위패를, 이듬해 문무왕 위패를 봉안하면서 ‘숭혜전’이라는 편액을 하사받았다.

또한 신라 제4대 석탈해왕을 모신 숭신전(문화유산자료 제255호)에서도 제향이 이어졌다. 초헌관은 석수덕 태백회장, 아헌관은 석진갑 이사, 종헌관은 석응수 참봉이 맡아 후손들이 숭조덕업의 정신을 기리며 조상의 은덕을 추모했다. 숭신전은 광무 2년(1898년) 월성에 건립됐다가 1980년 현 위치로 이전됐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급변하는 현대에도 전통 제례 문화는 그 생명을 이어가야 한다”며 “향사는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조상의 정신과 철학을 후손에게 전하는 살아 있는 유산으로, 시민 모두가 경외와 애정을 가지고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