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라비토는 올 시즌 팀 투수 중 가장 많은 21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느린 투구동작을 수정하고자 했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돼 고민이 크다. 뉴시스

삼성 가라비토는 올 시즌 팀 투수 중 가장 많은 21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느린 투구동작을 수정하고자 했지만, 제구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돼 고민이 크다. 뉴시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헤르손 가라비토(30)의 성적에 크게 흠 잡을 곳은 없다. 14경기에 선발등판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4회 포함 4승4패, 평균자책점(ERA) 2.63, 82탈삼진, 36볼넷을 기록했고, 피안타율(0.200), 이닝당 출루허용(WHIP·1.19) 등의 세부 지표도 준수하다. 시속 150㎞대 직구의 구위 역시 강력하다.

그러나 삼성은 가라비토가 선발등판할 때마다 고민을 지우지 못한다. 느린 슬라이드스텝 때문이다. 와인드업 상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도 투구동작이 크고 느리다.

스스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논의를 거쳤지만, 투구 동작을 신경 쓰다가 제구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제구가 흔들리면 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지금까진 크게 손을 대진 않았는데, 순위싸움이 한창인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선발등판했던 전날(23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7-5 승)에서도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무려 4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올 시즌 75.1이닝 동안 팀 내 최다 21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6차례나 3루 도루를 허용한 것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4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아직도 가라비토가 한 베이스를 너무 쉽게 허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단기전에서도 고민이 될 수 있다. 엄청난 고민이다. 만약 포스트시즌에 올라가게 되면 가라비토의 투구 동작까지 고려해 빠르게 투수 운용을 해야 할 것 같다. 정규시즌이 끝나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느린 투구동작을 수정하도록 했지만, 제구가 크게 흔들리더라”며 “1루 견제는 오히려 좋은 편이다. 그런데 3루 도루를 너무 쉽게 허용한다. 주자 2루와 3루는 수비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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