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을 넘어 삶으로 실천한 영일정씨 선비들 홍보 특별전 포스터. 사진제공 ㅣ 국학진흥원

앎을 넘어 삶으로 실천한 영일정씨 선비들 홍보 특별전 포스터. 사진제공 ㅣ 국학진흥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9월 30일 유교문화박물관에서 2025 기탁문중예우홍보특별전 「앎을 넘어 삶으로 실천한 영일정씨 선비들」을 개막한다.

이번 특별전은 충절의 고장 영천에 세거한 영일정씨 강의공 호수 선생 문중을 조명한다. 전시에는 문중에서 기탁한 유물 70여 종이 선보인다. 족보와 호패, 문집 책판을 비롯해 희소성이 높은 문과 시권, 그리고 ‘임진충현록’· ‘창의록’·‘영양사난창의록’ 등 임진왜란 당시 활약을 기록한 자료들이 포함됐다.

영일정씨의 가풍은 충절과 효행으로 대표된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정세아(1535~1612)는 영천성 수복과 경주성 전투에 참여하며 공을 세웠다.

그의 아들 정의번(1560~1592)은 경주성 전투에서 아버지를 구하려다 전사해 충의와 효심을 동시에 실천한 인물로 기억된다. 이후 정의번은 정려를, 정세아는 ‘강의(剛義)’라는 시호를 받았다.

영일정씨 집안에는 “글자에 얽매인 선비가 아니라 널리 배우고 많이 듣는 선비가 되어라”라는 가풍이 전해진다. 정만양·정규양 형제는 갈암학맥을 계승하며 성리학과 경세학, 음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을 펼쳤다.

또 정중기(1685~1757)는 지역 학문을 이끌며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이들의 학문적 교류는 당색을 가리지 않고 박학풍을 이어간 영남 학맥의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에는 특히 임진왜란 이전의 문과 시권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정종소의 문과 중시 시권은 현존하는 12건의 임진왜란 이전 시권 가운데 하나로, 1507년 충재 권벌의 시권보다 60년 앞선 귀중한 자료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영일정씨 선비들의 충의와 학문 정신을 조명하고, 지역 유림의 전통과 가풍을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