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김광규 디스 폭격에 담긴 애정…‘비서진’ 벌써 재밌다 (종합)[DA:현장]

서로를 ‘새끼발가락 종기’와 ‘까칠한 시누이’라고 거침없이 디스 하면서도 ‘평생의 동반자’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노부부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이서진과 김광규가 그 주인공. 드라마가 아닌 정식 예능으로는 ‘삼시세끼 정선편’(2015) 이후 10년만에 성사된 재회라 더욱 반갑다.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라이브홀에서는 SBS 신규 예능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이하 ‘비서진’)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서진, 김광규 그리고 김정욱 PD가 참석했다.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은 이서진과 김광규가 스타들의 하루를 직접 챙기며 일일 매니저로 활약하는 밀착 로드 토크쇼. 매니저가 아니면 절대 볼 수 없는 스타들의 민낯과 진짜 일상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김 PD는 “두 분의 티격태격하는 케미가 좋다. 부모님 같은 케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깊이 생각해주는 건 서로 밖에 없다는 게 관전 포인트”라며 “두 분 모두 컨디션 좋게 출근하신 적이 없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하지만 오후에는 체력이 다해서 스타 분들이 ‘역수발’을 들기 시작하는데 모순된 상황이 재미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서진 씨는 ‘꽃보다 할배’ 때 어르신들을 모시는 ‘프로 수발러’였지 않나. 수발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재밌다고 생각했다. 어르신뿐 아니라 더 어리거나 세대 차이가 많이 나는 분들을 ‘꽃보다 할배’ 때처럼 케어하면 잘 하시지 않을까 싶었다”며 “또한 이서진만의 토크 기술이 있다. 정형화된 토크쇼가 아니라 프라이빗하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을 때 툭툭 질문을 던지면서 나오는 의외의 상황들이 있다. 형들에게 잘 맞는 포맷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두 사람이 동시기 동반 캐스팅됐다고 말했지만 이서진은 김광규의 캐스팅 과정에 본인의 영향력이 100%라고 강조했다. 이서진은 “김광규 형은 내가 데리고 들어갔다. 형은 나에게 ‘새끼발가락에 난 종기’ 같은 사람이다. 잘라도 되지만 자르지 못하고 치료해 줘야 하는 느낌이다. 굳이 없앨 수는 없고 치료는 계속 해 줘야 한다”며 “예능으로는 오랜만이지만 드라마도 끊임없이 데리고 들어갔다. SBS 예능 대표님과 PD님과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내가 형을 데리고 갔다. 그날 프로그램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픈 새끼발가락이다. 엄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광규는 “맞다. 부인하고 싶진 않다. 그런데 본인 입으로 이야기하는 게 맞나 싶다. 보통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에 숨기지 않나. 이서진은 본인이 ‘꽂았다’ ‘데리고 갔다’고 하는데 내 역할이 있으니까 캐스팅이 된 것 아니겠나. 생각하니 열 받는다”라며 “이서진은 어디로 튈지 몰라서 내가 하는 케어가 필요하다. ‘까칠한 시누이’ 같다”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서진은 뉴욕대 경영학 전공, 자산운용사 본부장 경력, 수상레저 조정면허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김광규는 나이트클럽 웨이터, 영업사원, 택시기사 등 다양한 직업 경험을 가진 현장형 캐릭터다. 화려한 능력치뿐 아니라 ‘삼시세끼 정선편’(2015) 이후 10년 만에 새 예능에서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의 케미에 기대감이 커진다. 이들은 간담회에서도 서로를 거침없이 디스 하면서도 애정이 뚝뚝 떨어지는 ‘티키타카’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광규는 “게스트들의 수발을 들러 왔는데 이서진의 수발을 들고 있어서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고 농담했다. 이서진은 “개인적으로 케어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누가 나를 케어하는 것도 내가 누굴 케어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매니저 ‘비서진’이다 보니까 열심히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우리가 해봤자 얼마나 잘 하겠냐. 게스트들이 우리를 수발해주는 일이 더 많아서 케어 받는 입장이 됐다”면서 “김광규 형이 하는 일이 별로 없다. 일부러라도 일을 많이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서로 매니저로서의 능력치를 평가하기도 했다. 이서진은 “김광규 형은 매니저로서 기준 이하다.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 한다”며 “운전 말고는 하는 게 딱히 없다. 택시기사 경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운전 실력도 서툴다. 같이 다니면서 운전을 제대로 못해서 잔소리도 많이 했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김광규는 “내 모토는 ‘만만하고 편안한 매니저가 되자’였다. 이서진은 부잣집 도련님 느낌이지 않나. 게스트들이 이서진에게는 못 하는 것들을 나에게 말하고, 화를 내고 해서 ‘욕받이’ 느낌이었다”며 “이서진은 뉴욕대 출신이라 10점 만점에 9점이지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건 나였다”고 셀프 칭찬했다.

서로를 한 단어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김광규는 “‘미친 X’ 같지만 평생 함께할 동반자다. 같이 있으면 자꾸 긁으니까 분하지만 집에 가면 생각난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이서진은 “동반하고 싶지 않은 동반자”라고 공감했다.


‘비서진’ 첫 회 게스트는 ‘부캐’ 래퍼 햄부기로 사랑받고 있는 개그우먼 이수지다. 더불어 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의 주연 배우 장기용과 안은진도 촬영 현장의 리얼한 일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배우 선우용여의 일상과 엄지원의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현장도 만날 수 있다.

두 사람은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깨달은 점도 언급했다. 이서진은 “매니저 일을 해보니까 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50대가 되니까 체력이 제일 문제다. 매니저로서 체력이 중요하다 싶더라. 반나절 이상만 지나면 우리가 먼저 지치더라. 케어도 중요하지만 체력이 안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겠더라”고 현실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매니저로서 거의 다 내가 못하는 일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는데 이수지 씨가 이동 중에 순댓국을 먹더라. 개인적으로 뜨거운 음식을 차에서 먹는 게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걱정했는데 그 와중에 국물을 마셔달라고 하더라.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수지 씨가 다칠까봐 마셨다. 입천장 다 데었다”고 말했다.

김광규는 “역지사지로 ‘운전할 때 잔소리를 줄여야겠다’ 싶더라. 운전에 대해 지적받고 이서진도 계속 투덜대니까 몸이 경직되더라. 앞으로 잔소리를 줄이고 입을 닫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향후 출연했으면 하는 게스트 질문에 이서진은 “의외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잘 모르는 분들이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 광규 형은 계속 걸그룹을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섭외할지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김광규는 “걸그룹은 내가 아니라 시청자분들이 원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라며 “젊은 친구들의 무대를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젊어지는 것 같고, 젊은 친구들도 좋아하니까 그런 것이다. 장원영, 제니가 출연하면 시청률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보이 그룹도 좋다. 갓세븐, 동방신기도 좋다”고 생각을 밝혔다.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비서진’은 10월 3일(금)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이서진은 MBC ‘나 혼자 산다’와 동시간대라고 밝히면서 “SBS에서 ‘나 혼자 산다’와 붙였더라. 제정신인지 모르겠다. ‘나 혼자 산다’를 이기기에는 힘들 것 같고 살아남으면서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규는 “나는 ‘나 혼자 산다’ 출신이고 프로그램 일등공신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번에 촬영하는 내내 이서진이 ‘이거 망했다’ ‘이거 뭐야’ 등의 말을 많이 했다. 그런데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이서진이 망했다고 할 때마다 프로그램이 잘 됐다. 느낌이 나쁘지 않다. 시청률이 폭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