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펼쳐진 2025 서울달리기에서 11㎞ 코스를 1시간27분05초에 주파한 권오갑 HD현대 회장 겸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권 회장은 이번 대회 ‘최고령 완주자’로 등극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제공|2025서울달리기 사무국

12일 펼쳐진 2025 서울달리기에서 11㎞ 코스를 1시간27분05초에 주파한 권오갑 HD현대 회장 겸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권 회장은 이번 대회 ‘최고령 완주자’로 등극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제공|2025서울달리기 사무국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러닝 축제인 ‘2025 서울달리기’가 펼쳐진 12일. 1만2800여명 참가자 중 2030세대의 비율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서울광장 등 행사장 일대는 젊음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런 가운데 권오갑 HD현대 회장 겸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74)가 최고령 완주자의 기록을 세워 주위를 놀라게 했다. 11㎞ 코스에 참가한 권 회장은 1시간27분05초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해당 소식을 전하자, 권 회장은 “아이 창피해. 어느 날 갑자기 최고령자가 되었네”라며 웃었다. 이어 “아직도 60대인 줄 알고 얼마 전에 높은 산을 3일 연속 등반하기도 했다”며 “안 알리면 안 되냐”고 계면쩍어했다.

해병대 공수유격대장 출신 장교답게 골프, 수영, 암벽등반 등을 즐기는 운동마니아인 권 회장이 달리기에 ‘꽂힌’ 계기는 동아마라톤(동마)이었다. 그는 “1997년 당시에 울산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인근 경주에서 열린 동마에 처음으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까지 4번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와 4시간53분의 최고 기록을 세운 뒤 60세 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러닝을 접어야 했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듯 권 회장은 13년의 공백을 깨고 ‘2023 서울마라톤 겸 제93회 동아마라톤’ 10㎞ 부문을 다시 달렸다. 이어 꾸준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그는 “올해 3월 동마에서 풀코스에 다시 도전했는데 쥐가 나서 15㎞에서 포기했다”며 “이제는 욕심내지 않고 90세까지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러닝 팬츠를 입고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이순신 장군상이 지켜보고 있는 도심에서 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내년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덧붙였다.

12일 열린 2025 서울달리기에 참가해 2030세대와 함께 역주한 권오갑 HD현대 회장. 사진제공|HD현대

12일 열린 2025 서울달리기에 참가해 2030세대와 함께 역주한 권오갑 HD현대 회장. 사진제공|HD현대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