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 감독 “류승범 출연 거절, 12시간 술 마시며 만취했을 때 승낙 받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류승범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0.14. jini@newsis.com

변성현 감독이 처음 ‘굿뉴스’의 출연 제의를 거절했던 류승범을 설득한 비결에 대해 말했다.

오는 17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 등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연출하고 설경구, 홍경, 류승범 등이 출연한다.

공개에 앞서 1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굿뉴스’ 제작발표회에서 류승범은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를 돌이켜보면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에 매혹됐다. 제가 블랙코미디를 해본 적이 없다. 시나리오에 표현된 것들이 어떤 이중성, 웃기면서도 뼈가 있고 곳곳에 감독님이 숨겨놓은 의도들이 웃음과 장르적 표현으로 묘사되어 있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굉장히 영화적이면서도 이면에는 장르적 특성을 이용해 감독님이 하고 싶은 말을 세상으로 조심스럽게 내더라. 굉장히 흥미로운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변성현 감독은 “류승범 씨가 시나리오가 좋다는 이야기는 저에게도 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은 후 출연은 거절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거절을 당하면 알겠다고 하고 돌아서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앉아 하겠다고 할 때까지 집에 가지 않았다. 무려 12시간을 함께 있었다. 승낙을 받고 나서야 귀가했다. 12시간 동안 같이 술을 마셨다. 류승범 씨가 술을 잘 안 마시는데, 그의 취기를 이용하고 싶었다. 만취가 되어서야 승낙을 받았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변 감독은 이어 슬로바키아에 거주하고 있는 류승범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함께 리딩을 했다면서, “그때 본 류승범 씨의 대본이 새까맣더라. 저는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되게 본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대본이 까맣게 될 때까지 굉장히 치밀하게 준비하는 배우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류승범은 “제가 거절했던 이유는 대본이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전 작품을 마친 지 얼마 안 돼 휴식이 필요해서였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그 자리에서 앉아 도저히 집에 안 가시더라. 그래서 결국 승낙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