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선수들이 5일 김천과 K리그1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완패한 뒤 야유하는 원정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이 5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과 K리그1 32라운드 원정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신 감독은 전격 경질됐는데, 이후 언론을 통해 뒷이야기를 폭로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미 101공수여단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기를 다룬 인기 외화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엔 중대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은 부사관들이 연대장을 찾아가 “함께 할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앞두고 빚어진 이 사태를 ‘집단 항명’으로 규정한 연대장은 가담자들을 전부 강등시키거나 전출시켰고, 중대장에겐 타 보직을 맡겼다.
비슷한 일이 최근 K리그에 벌어졌다. K리그1 3연패로 ‘왕조’를 열어젖힌 듯했던 울산 HD라 더 놀라웠다. 울산은 올해만 두 차례 사령탑을 경질했다. 김판곤 감독에 이어 후임 신태용 감독까지 성적부진(리그 1승3무4패)의 책임을 물어 해고했다.
그런데 경질 과정 모두 시끄러웠다. 특히 신 감독의 폭로는 축구계를 경악시켰다. 1일 상하이 선화(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원정경기 직후 일부 선수들이 주도해 당시 코칭스태프를 계속 따를 것인지에 대해 비밀 투표를 했고, ‘따르지 않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자 김광국 전 대표이사를 찾아 면담을 했다. 이후 울산 프런트가 A매치 휴식기에 경질을 결정했다는 내용이었다.
신 감독의 방식이 매끄럽지 않았고 상하이 원정 직후 “시즌 후 선수단 물갈이를 하겠다”는 발언이 선수들을 자극한 것은 사실이나 주전에서 배제된 베테랑들이 중심이 돼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주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상급자를 찬반 투표로 몰아내기로 결정한 뒤 행동에 옮겼다는 자체만으로도 일반 상식에 어긋난다. K리그와 프로스포츠 전체를 돌아봐도 초유의 일이다.
처신이 가벼웠고 드러난 성과가 저조한 신 감독에게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건 맞지만 선수들의 단체행동은 이해하기 힘들다. 축구인 일부는 ‘쿠테타’, ‘집단항명’ 등 거친 표현도 썼다. 한 축구인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리더를 갈아치우면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겠냐”고 혀를 찼다. 다른 축구인은 “울산은 처지가 급하다고 가장 손쉬운 선택을 했다. ‘리딩 클럽’을 자처하더니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신 감독은 이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울산 팬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전했으나 울산 내부 갈등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는 사실은 공개했다. “(신 감독의 폭로로) 선수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면서도 적극 대응하지 않은 울산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노상래 유스 총괄 디렉터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18일 광주FC와 정규 33라운드 홈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울산(9승10무13패·승점 37)은 10위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파이널B행이 결정됐다. 18일 광주FC전 포함 잔여 6경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울산은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보도자료로 광주전을 맞는 각오를 밝혔다. 정말 땅이 굳을지, 진흙탕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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