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카네기홀 입성, 뉴욕이여 숨을 멈춰라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의 선율이 뉴욕 카네기홀에서 울려퍼진다.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정재왈, 이하 서울시향)은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뉴욕 카네기홀과 오클라호마 맥나이트센터에서 미국 순회공연을 펼친다. 이번 투어는 2022년 유럽 투어 이후 3년 만이며, 2012년 북미 공연 이후 13년 만의 미국 무대 복귀다.

서울시향은 올해 재단 출범 20주년과 창단 80주년을 맞았다. 이번 공연은 한국 교향악단으로서는 최초로 뉴욕 카네기홀이 기획한 공식 공연 시리즈에 초청된 사례로, ‘International Festival of OrchestraⅡ’에 이름을 올리며 ‘문화도시 서울’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새긴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 (c) Brad Trent

이번 투어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펼쳐진다. 그는 “서울시향이 뉴욕 카네기홀에 초청받은 것은 교향악단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이고, 음악감독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카네기홀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장 중 하나로, 그 안에는 역사적인 마법이 깃들어 있다. 한국의 대표 오케스트라와 함께 그 무대에 서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첫 무대는 10월 27일 오후 8시, 뉴욕 카네기홀 스턴 오디토리엄에서 열린다. 서울시향이 위촉한 정재일 작곡가의 신작 ‘Inferno’가 미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알려진 정재일의 음악 세계를 미국 관객에게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하는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c)Kyutai Shim

서울시향은 2007년 유엔의 날 기념공연 이후 18년 만에 뉴욕을 찾는다. 특히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은 2018년부터 6년간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현지 클래식계에 강한 인상을 남긴 명장이기에 이번 연주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서울시향은 뉴욕 공연 이후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오클라호마 맥나이트센터로 이동해 네 차례의 무대를 이어간다.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함께하며, 공연 외에도 시민 초청 행사와 지역 음악대학 학생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다.

피아니스트 박재홍 (c)rohsh

29일에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서울시향 단원들과 함께 실내악 무대를 꾸미고, 30일에는 신동훈 작곡가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31일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친숙한 레퍼토리 중심의 공연이, 11월 1일 피날레에서는 정재일의 ‘Inferno’와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브람스 교향곡 1번으로 미국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

정재왈 대표이사는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는 카네기홀에서 한국 신진 작곡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매우 뜻깊다”며 “이번 미국 순회공연이 K-클래식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