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는 달라도 야구를 향한 열정에는 변함이 없다. 사진 제공 |박언민 교사(하양여고)

세대는 달라도 야구를 향한 열정에는 변함이 없다. 사진 제공 |박언민 교사(하양여고)




“함께 웃고 떠드는 매력 변치 않아”
가을은 ‘야구의 계절’로도 불린다.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이맘때는 공 하나, 타석 하나마다 팬들의 함성이 엇갈린다. 하지만 야구를 향한 열정은 같아도 세대에 따라 즐기는 방식은 사뭇 다르다. 그렇다면 과거의 야구팬들은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즐겼을까. 그 시절 야구를 사랑했던 하양여고 박언민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야구를 접했을 때 기억나는 장면이나 추억이 있나요?

“부모님 말씀으로는 제가 4~5세 때부터 야구장에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기억하는 야구장은 2006년쯤이에요. 그때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대구시민 구장에서 열렸는데, 류현진(한화) 선수가 갓 데뷔했을 시기였는데도 리그 정상급 선발이었던 시절이죠. 당시 시민구장의 불펜이 관중석에서 쉽게 볼 수 있어서 선수들이 몸 푸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그냥 가볍게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것 같았는데 ‘쉬익~퍽’ 소리와 함께 포수 미트에 무섭게 꽂히던 모습이 여전히 생생하고, 잊히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팀 충성도’가 강했다고 하는데, 본인은 어떤 팀 팬인지요. 또 가장 좋아하던 선수가 있었나요.

“저는 20년 넘게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저까지 3대가 모두 라이온즈 팬이거든요. 이렇게 말하니 무슨 ‘삼성 라이온즈 가문’ 같죠.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박한이 선수였습니다. 화려하게 주목받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묵묵히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 멋있었어요. 대구시민구장에서 경기가 끝나고 오랫동안 기다려서 박한이 선수에게 사인을 받았을 때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던 것 같았어요. 당시 박한이 선수는 수많은 인파를 보며 ‘와 이리 많노’라고 웃으면서 사인해주셨는데, 마침 제가 첫 순서라 긴장한 채 손을 벌벌 떨며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대별로 야구를 즐기는 방식이 달라졌지만, 변하지 않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과거에는 지역 색깔이 강해서 ‘내 고장의 팀’을 응원하는 열기가 높았던 것 같고, 지금은 지역보다는 선수와 응원문화 중심으로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매력은 결국 ‘함께 즐긴다’라는 점인 것 같아요. 지금도 누군가는 가족과, 누군가는 친구와, 또 누군가는 처음 만남 관중과 하나의 목소리로 응원하며 그 순간을 즐기고 추억할 수 있기에 이것이 야구가 가지는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연서 학생기자(하양여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