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 사라진 자리에, 낭독이 무대를 채운다.
서울 중구문화재단이 11월 21일 오후 2시와 7시, 충무아트센터 씨네마에서 문화기획시리즈 ‘클로즈업 라이브 #1 ‘만추를 읽다’’를 선보인다.

‘클로즈업’은 중구문화재단이 기존 소극장을 영화·영상 중심의 다목적 공간인 ‘씨네마’로 새롭게 단장하며 시작한 장기 프로젝트다. ‘가까이, 깊이 있게, 주민과 함께 나누는 문화예술’을 목표로, 영화적 시선과 무대예술의 결합을 통해 실험적 무대를 꾸려간다. 이번 공연은 그 첫 번째 작품이다.

무대 위에서는 고(故) 이만희 감독의 영화 ‘만추’(1966)가 낭독극으로 되살아난다. 한국 영화사에 남은 명작이지만, 현재는 필름이 유실되어 실물을 볼 수 없는 작품이다. 이번 ‘클로즈업 라이브’는 이만희 감독 타계 50주기를 맞아 영화의 잔상을 ‘낭독’이라는 언어로 복원하며, 사라진 장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만추를 읽다’는 한국영상자료원의 후원으로 창작집단 LAS가 제작했다. 연출은 신명민, 출연은 김희연, 이강우, 장세환, 한송희 배우가 맡았으며, 피아니스트 홍보람이 음악으로 함께한다. 배우들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인물의 내면을 해석하고, 피아노의 선율이 대사와 감정의 틈을 메운다. 영상 대신 ‘소리’로 채워지는 무대는 관객에게 새로운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영화와 공연예술을 잇는 새로운 문화형식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충무아트센터 씨네마를 지역의 문화 향유 공간이자 창작의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람은 서울 중구 거주자 및 생활권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예매는 11월 7일 오후 2시부터 중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