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은 유소년 선수들이 차별 없이 공평한 환경에서 꿈을 펼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 노력 덕분에 연맹 출신 선수들의 KBO리그 진출 빈도가 높아지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이상근 회장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은 유소년 선수들이 차별 없이 공평한 환경에서 꿈을 펼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그 노력 덕분에 연맹 출신 선수들의 KBO리그 진출 빈도가 높아지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이상근 회장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56)은 유소년 선수들이 차별 없이 공평한 환경에서 꿈을 펼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서도 KBO,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등 핵심 단체를 향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설립했다. 올해로 15년째다. 최근 들어선 연맹 소속 클럽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KBO리그 구단에 지명되는 빈도도 높아졌다.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3순위)에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던 김도현(현 KIA 타이거즈), 2021시즌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에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은 최승용이 연맹 소속 클럽팀 출신으로 관심을 모았다. 비록 부상으로 함께하진 못했지만, 최승용은 8, 9일 체코(고척스카이돔), 16, 17일 일본(도쿄돔)과 ‘K-베이스볼시리즈(평가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2라운드에 지명된 심재훈(삼성 라이온즈), 박건우(KT 위즈)를 비롯해 총 8명이 프로에 진출했다. 2026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선 3라운드 서준오(두산 베어스), 4라운드 이서준(삼성) 등 9명을 프로에 보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 이하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새싹리그(U-9)가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유치원생 대상의 초롱리그(U-7) 활성화를 통한 야구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또 첨단야구 기록시스템인 ‘야구스’를 도입, 영상을 기반으로 한 기록 제공을 통해 선수와 학부모에게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의미 있는 성과를 하나 둘씩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저출산 문제로 유소년 선수들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예멤버를 모집해야 하는 초·중·고교 엘리트 야구팀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연맹 소속의 클럽에서 야구를 할 인원을 모집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회장은 “지금 초등학교 2, 3학년 아래로는 학생이 50%씩 줄어든다”며 “우리도 15년째지만, 8년 전부터는 선수단을 체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KBSA는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치고 올라오니 견제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더라”고 아쉬워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KBSA에서 공문을 받았다”고 운을 뗀 이 회장은 “제목만 보면 유소년 활성화 관련 공문이었는데, 오히려 유소년 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내용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유소년 야구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야구를 얘기한 게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엘리트 야구를 살리면서 우리를 죽이는 내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 보니 유소년 야구 활성화에 진심인 이 회장은 세계유소년야구연맹을 창설하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 그는 “세계리틀야구연맹 본사가 미국에 있다. 리틀야구를 하는 나라들을 보면 우리와 같은 단체들이 많다”며 “그 단체들끼리 결속력을 강화해서 세계태권도연맹처럼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는 연맹을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마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KBSA 소속 이외의 단체라는 이유로 편을 나눠 차별하는 건 시대를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KBSA 소속팀이 갖지 못한 장점을 살려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회장은 “이전에 제도권인 서울시야구협회장 선거에 나가려다가 못 나갔다”며 “다음에는 꼭 나갈 것이다. 진짜 선수와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성공적인 아마야구 행정을 펼쳐 보이고 싶다. 그리고 학원야구와 클럽야구를 잘 융화시켜야 아마야구를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야구가 ‘행복 야구’가 될 수 있도록 제도권, 즉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야구를 하는 모든 선수와 학부모에게 많은 권리를 돌려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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