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에 ‘부상주의보’가 내려졌다. 중앙 미드필더 콤비 황인범과 백승호, 윙포워드 이동경(왼쪽부터)이 부상으로 11월 A매치 2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부상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플랜B 구축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대표팀에 ‘부상주의보’가 내려졌다. 중앙 미드필더 콤비 황인범과 백승호, 윙포워드 이동경(왼쪽부터)이 부상으로 11월 A매치 2경기를 뛸 수 없게 됐다. 부상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플랜B 구축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축구국가대표팀에 ‘부상주의보’가 내려졌다. 주축 자원들이 줄줄이 전열을 이탈하고 있다. 소집일(10일)까지도 변화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주말 소속팀 경기 도중 다친 중앙미드필더 백승호(28·버밍엄시티), 윙포워드 이동경(28·울산 HD) 대신 같은 포지션의 서민우(27·강원FC), 배준호(22·스토크시티)를 대체 발탁했다.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맞선 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11월 두 번째 A매치를 갖는다. 월드컵 본선에서 마주할 수 있는 남미,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예방접종을 위해 마련된 스파링 매치업이지만 홍명보 감독의 구상은 처음부터 단단히 꼬였다. 3일 공개한 대표팀 명단 27명을 오롯이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황인범(29·페예노르트)이 왼쪽 허벅지 근육 통증을 호소했을 때만 해도 남은 26명으로 11월 A매치 2경기를 소화하려 했으나 부상자 2명이 추가되자 추가 선발이 불가피해졌다. 이동경은 9일 수원FC와 K리그1 36라운드 홈경기(1-0 울산 승)에서 풀타임을 뛰었으나 오른쪽 갈비뼈 골절을 당했다. 이후 울산은 “4주 이상의 회복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알렸다.

백승호도 같은날 미들즈브러와 챔피언십 15라운드 원정경기서 왼쪽 어깨를 다쳤다. 전반전 킥오프 1분 만에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경합한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교체됐다. 한창 폼이 오른 시기에 찾아온 부상이라 더 안타깝다. 백승호는 최근 리그 2경기 연속골로 감각이 절정이었고,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원 소속팀에 복귀해 강등권 탈출에 힘을 보탠 이동경 역시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던 터였다.

그런데 부상은 야속하긴 하나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컨디션이나 경기력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등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꿈을 미루는 경우는 차고 넘친다. 심지어 대회기간 내내 재활에 매진하다 허무하게 귀국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도 황희찬(29·울버햄턴)이 부상으로 치료에 집중하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 브라질과 16강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당시 황희찬의 몸상태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진짜 문제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대한 대처다. 확실한 플랜B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선수풀(pool)이 넉넉해야 하고, 전술 옵션도 최대한 다양해야 혼란을 줄일 수 있다. 안타까워도 11월 2경기가 ‘홍명보호’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마스터 키’ 황인범과 가장 유력한 파트너 백승호가 동시에 빠진 중원은 낯설어도 새로운 조합을 시험할 수 있어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