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대전 라이브] A매치 데뷔한 대전으로 돌아온 ‘늘푸른 소나무’ 이재성, “내가 아닌 팀, 골보단 도움으로”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볼리비아전을 앞둔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헌신과 희생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전｜뉴시스

화려하지 않다. 눈에 띄는 타입도 아니다. 그런데 난자리는 쉽게 드러난다. 이재성(33·마인츠)는 좋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늘푸른 소나무’처럼 축구대표팀을 묵묵히 지켜온 ‘소리없는 영웅’이다.

2015년 3월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1-1 무)에서 A매치 데뷔한 이재성이 대전에 돌아왔다. 대표팀은 14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물론 10년 전과는 신분이 다르다. 이재성은 대표팀에서 동갑내기 ‘절친’ 손흥민(LAFC)과 함께 유이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자다.

지난달 10일 브라질전(0-5 패)에서 A매치 100회를 채운 이재성이 볼리비아전을 뛰면 기록은 102경기가 된다. 대한축구협회은 이날 경기를 센추리클럽에 입성한 이재성을 축하하는 자리로 삼았다.

강산이 바뀌는 시간이 흘렀어도 이재성의 플레이는 한결같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구석구석 누비고, ‘다용도 미드필더’답게 어떠한 역할도 100% 역량을 발휘한다. 이번 대표팀은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전력 공백이 많아 이재성과 같은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재성은 겸손하다. 볼리비아전을 하루 앞둔 13일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대표팀은 당연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센추리클럽 기념경기’는 영광스러우나 내가 빛나선 안 된다. 팀이 먼저다. 특별한 대전에서 언제나처럼 팀을 위해 뛰고 골이 아닌 더 많은 도움을 주주려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매치 관중이 급감한 상황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이재성은 “오늘이 어제의 결과라는 이야기가 있다. 대표팀이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며 “많은 팬들이 다시 찾아오도록 좋은 축구,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성이 다시 날아오를 시간이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