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마블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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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라인업이 공개됐지만, 글로벌 관객들의 반응은 좀처럼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배우들이 줄을 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배우들의 잇단 출연 거절 보도까지 나오며 한때 ‘흥행 제국’으로 불리던 마블의 이름값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마블 스튜디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총 8편 이상의 MCU 영화와 시리즈가 공개될 예정이다. 톰 홀랜드가 복귀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7월 31일 개봉)와 MCU 페이즈6의 핵심 작품으로 꼽히는 ‘어벤져스: 둠스데이’(12월 18일 개봉)을 비롯해, ‘원더맨’,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2, ‘퍼니셔 스페셜’, ‘엑스맨 97’ 시즌2, ‘당신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시즌2, ‘비전 퀘스트’ 등 디즈니+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방대한 라인업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과거 MCU의 새로운 라인업 공개가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축제처럼 여겨졌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사진제공|마블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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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실망스러운 MCU 작품들의 잇따른 흥행 실패로 관객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다. 특히 올해 개봉한 세 편의 마블 영화(‘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썬더볼츠*’·‘판타스틱4: 새로운 시작’) 가운데 단 한 편도 글로벌 흥행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 ‘판타스틱 4: 새로운 시작’이 10위 자리를 간신히 지키고 있지만, ‘아바타: 불과 재’ 등 연말 블록버스터들이 잇달아 개봉하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 기정사실화된 형국이다.

마블의 이러한 하락세는 곧바로 캐스팅 시장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북미 유력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배우들이 MCU 캐스팅을 거절하고 있다”며 “MCU의 스타 파워가 약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MCU 출연이 배우들에게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안겨주는 ‘게임 체인저’로 여겨지며, 톱스타는 물론 신인 배우들까지 마블 작품에 합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던 5년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맞물려 전문가들은 “마블 제국이 여전히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량 공세가 아닌 배우와 관객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서사와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