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조규성, 엄지성, 이태석(왼쪽부터)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전 후반전 도중 교체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조규성, 엄지성, 이태석(왼쪽부터)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전 후반전 도중 교체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홈경기 후반 막판 쐐기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홈경기 후반 막판 쐐기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호’의 교체 카드가 보여준 높은 득점 효율이 가나전에서도 위력을 발휘할까.

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11월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를 2-0으로 꺾은 한국은 다음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2026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에서 유리한 포트2 지위를 사실상 확보했다.

경기력에서는 후반 교체 카드의 파괴력이 대표팀의 가장 뚜렷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홍명보 감독 체제의 교체 득점 비율은 최근 대표팀 흐름과 비교해도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9월 홍 감독의 첫 경기였던 팔레스타인전(0-0 무)부터 이달 볼리비아전까지 대표팀은 18경기에서 35골을 넣었는데, 이 중 10골이 교체 선수의 몫이었다. 약 28.57%에 달하는 비중으로, 2022카타르월드컵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 체제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과 황선홍·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의 21경기에서 기록한 12.77%(47골 중 6골)의 두 배가 넘는다.

교체 득점의 중심에는 오현규(헹크)가 있다. 그는 교체로만 4골을 터트리며 대표팀 최고의 ‘조커’로 자리 잡았다. 후반전 상대 수비 라인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을 파고드는 오현규의 특성이 교체 카드로서 더 큰 효율을 만들어낸다.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배준호(스토크시티), 김진규(전북 현대), 이재성(마인츠), 손흥민(LAFC), 조규성(미트윌란) 등도 후반전 투입돼 득점하며 벤치의 힘을 극대화했다. 볼리비아전에서 후반 교체된 조규성이 막판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골을 만들어낸 장면은 대표적인 사례였다.

후반전 교체의 힘은 월드컵에서도 큰 무기다.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가나와 2차전(2-3 패)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골을 도우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상대가 예측하기 어려운 교체 타이밍과 역할 분담은 단기전에서 더욱 위력적이다.

물론 월드컵에서 조커 카드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단순히 교체 투입 자체에만 기대선 안 된다. 흐름을 바꿀 정확한 순간을 읽어내는 판단력, 그리고 투입되는 선수에게 맡겨야 할 역할을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 또 선수 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팀 전체의 전술 구조가 그에 맞춰 유연하게 변할 수 있어야 진정한 조커 전략이 완성된다. 가나전을 포함해 월드컵 직전인 내년 3월 A매치까지는 이러한 요소들을 실전에서 시험하고 다듬어갈 중요한 무대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