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 형이 왜 거기서 나와? ‘SON 잘못 쓴’ 영국 베팅업체, 규제 대상으로…도박 불법홍보 및 청소년 보호위반 혐의→토트넘 떠나도 레전드는 피곤해

영국의 한 도박업체가 자사 플랫폼 홍보를 위해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우승 영상을 게시했다가 제재를 받게 됐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영국의 한 도박업체가 자사 플랫폼 홍보를 위해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우승 영상을 게시했다가 제재를 받게 됐다. 8월 국내서 열린 손흥민의 고별전. 뉴시스

손흥민(LAFC)을 활용한 광고성 게시물을 제작한영국 도박업체 ‘미드나이트’가 조사 대상이 됐다.

영국 광고표준위원회(ASA)는 최근 ‘미드나이트’가 X(구 트위터)에 게시한 손흥민이 등장하는 홍보 영상이 청소년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미드나이트’로 영업하는 업체 ‘드리블 미디어’는 앞선 9월 리버풀(잉글랜드)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등장한 게시물로 경고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토트넘(잉글랜드) 레전드 손흥민을 활용한 광고가 주목받았다.

ASA는 “손흥민과 알렉산더-아놀드와 같은 축구 선수를 게시물에 등장시킨 것은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민원은 영국 브리스톨대학 도박피해연구소가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SA의 판결은 5월 23일 ‘미드나이트’가 X에 올린 영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여기엔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고 있는 영상과 함께 30펜스 8폴드 아카 베팅으로 8.10파운드를 딴 형은 이렇게 행동한다“는 캡션까지 달렸다.

‘미드나이트’는 손흥민이 유명 축구선수라서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강한 호소력을 가질 고위험 인물로 간주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광고는 편집물일뿐 플랫폼 트래픽 유도나 도박 관련 상품·서비스 참여를 장려하기 위함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베팅 판촉 목적이 아니란 얘기다.

그러나 AS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 “당시 게시물은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은 직후 게시됐다. 이는 상당한 주목을 받은 경기였다”면서 “‘미드나이트’는 축구 베팅을 제공하고 해당 게시물엔 베팅 유형인 어큐뮬레이터에 대한 언급도 포함됐다. 동시에 베팅으로 돈을 따는 것에 대한 언급도 있다”고 적었다. 결국 이 영상은 베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홍보가 주 목적이라는 의미다.

유쾌한 소식은 아니지만 ASA의 발표는 역설적으로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의 영향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짧은 영상 하나만으로도 청소년들과 베팅 이용자들을 엄청나게 끌어들일 수 있는 슈퍼스타가 바로 그이다.

10년간 함께 한 토트넘을 떠나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 입성한 손흥민은 2025시즌을 마치고 내년 초까지 넉넉한 비시즌 휴식기에 돌입했다. 그는 연말 토트넘을 방문해 미뤄둔 홈팬들과의 ‘진짜 이별’에 나설 계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