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대구 인터뷰] 대구의 강등 막지 못한 세징야의 눈물과 반성…“다시 승격하려면 ‘원맨팀’ 벗어나야 해”

대구 세징야가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안양과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K리그2 강등이 확정된 뒤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구│뉴시스

대구 세징야가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안양과 홈경기에서 2-2로 비겨 K리그2 강등이 확정된 뒤 팬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구│뉴시스

“다시 K리그1에 돌아오려면 ‘원맨팀’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구FC 공격수 세징야(36·브라질)는 30일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열린 FC안양과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K리그2 강등이 확정되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 2016년 대구 입단 후 올해까지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세징야는 안양전 직후 “경기를 마친 뒤 팬 1만2000여 명이 경기장에 남아 선수들을 향해 ‘괜찮아’를 외치고 있었다. 팬들에게 잔류를 선물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세징야는 왼쪽 무릎 부상을 참고 뛰고자 3주간 물리치료와 주사치료를 병행하며 안양전을 준비했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무릎 통증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그러나 강등의 슬픔에 비하면 통증은 아무 것도 아니라며 슬퍼했다.

세징야는 “몸 상태가 너무 나빴지만 팀이 강등을 면했다면 기뻤을 것이다. 상대와 승점 차 등 우리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지만,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더 잘했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세징야는 대구가 내년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하려면 자신에게 의존하는 ‘원맨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쓴 소리도 남겼다. 그는 2016년 대구에 입단 첫 해 팀의 4년만의 K리그1 승격에 앞장섰다. 이듬해부터 올해까지 대구의 9년 연속 K리그1 잔류에도 큰 힘을 보탰다. K리그 통산 288경기에서 113골과 78도움을 기록하며 대구 구단 통산 최다 출전, 골, 도움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린 레전드다.

세징야는 “올 시즌 축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수를 줄이고 동료들끼리 서로를 더 믿어야 다시 K리그1에 돌아올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나와 대구의 계약기간은 남아있다. 내년에 팀이 다시 승격할 수 있도록 나부터 철저히 반성하는 마음으로 비시즌을 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강등이 확정된 대구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경기 종료 후 2000여 명의 팬들이 경기장에 남아 조광래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수뇌부의 이름을 외치며 강등 후 수습 대책을 물었다. 아직 조 대표이사의 거취와 K리그2에서 선수단 구성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 구단 전체가 강등의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