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팰리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EPL 13라운드는 현지시간 오후 2시5분에 펼쳐졌다. 이는 중계방송의 시간대 겹침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진출처|크리스탈 팰리스 페이스북

크리스털 팰리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EPL 13라운드는 현지시간 오후 2시5분에 펼쳐졌다. 이는 중계방송의 시간대 겹침 현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사진출처|크리스탈 팰리스 페이스북


영국 축구 팬들이 익숙하게 즐기던 주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청 루틴이 흔들리고 있다.

EPL은 현지시간 기준 매주 토요일 12시30분이나 3시, 혹은 5시30분과 때때로 8시 경기까지 이어지는 일정, 그리고 일요일 2시, 4시30분 경기가 이어지는 익숙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익숙지 않은 3경기가 2시5분에 킥오프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TV 편성’ 때문이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원래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팰리스가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UECL)에 참가하면서 일요일 낮 12시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시 경기들과의 시간 겹침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EPL 중계 방송사 ‘스카이스포츠’가 2시 킥오프 예정이던 세 경기를 모두 2시05분으로 밀어달라고 요청했고, EPL과 해당 클럽들이 승인하면서 전례 없는 ‘2시05분 3연전’이 탄생했다.

사실 2시5분 킥오프가 아주 드문 시간대인 것은 아니다. EPL 역사에서 46번 사용됐고, 모두 일요일 경기였다. 첫 사례는 2010년 9월 울버햄턴-애스턴 빌라전, 가장 최근은 2021년 5월 토트넘-울버햄턴전이었다. 다만 한 날 한 시간대에 세 경기가 모두 2시5분에 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EPL은 이 같은 애매한 시간대 킥오프를 여러 차례 사용해왔다. 4시5분 킥오프는 무려 77번이나 있었고, 최근에는 방송을 분산하기 위한 8시15분 킥오프도 자주 등장한다. 과거에는 힐스버러 참사 25주년을 기리기 위해 모든 경기를 평소보다 7분 늦게 시작한 적도 있다.

결국 이번 2시5분 3경기 동시 진행이라는 이례적인 편성도 시대가 바뀌어 가는 EPL의 현상 중 하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