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포 굿’ 흥행 주춤…1·2막 뮤지컬식 구성 독 됐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위키드’의 흥행 마법이 속편에서는 통하지 않는 걸까.

뮤지컬 블록버스터 ‘위키드: 포 굿’(위키드 2)이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토피아 2’와 함께 대형 프랜차이즈 속편이라는 점에서 나란히 기대를 모은 ‘위키드 2’는 1주 먼저 개봉해 기선제압에 나섰지만, 호불호 평가와 함께 ‘주토피아 2’의 압도적 화력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개봉한 ‘위키드 2’는 이달 1일까지 누적 관객 79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1주 뒤인 지난달 26일 개봉해 순식간에 220만 관객을 돌파한 ‘주토피아 2’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수치다.

개봉 첫 주말(11월 21~23일)에도 37만 관객을 동원하며 기대 이하의 화력을 보였던 ‘위키드 2’는 ‘주토피아 2’가 개봉한 2주차 주말(28~30일)에는 전주 대비 무려 64%나 급락한 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같은 기간 162만 명을 넘게 모은 ‘주토피아 2’의 12분의 1에 불과한 수치로, 사실상 속편 경쟁에서 완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결과는 호평이 지배적이었던 전편과 달리 관객의 극명한 호불호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개봉한 전편의 실관람객 평점 ‘골든 에그 지수’가 줄곧 94%대의 높은 수치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위키드 2’는 개봉 2주 만에 80%대로 떨어졌다.

초록 마녀 엘파바와 착한 마녀 글린다의 우정을 그린 ‘위키드’ 시리즈는 같은 제목의 뮤지컬 1막과 2막을 고스란히 1·2편으로 나눠 옮긴 작품이다. 관객들은 2편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이 지나치게 극적으로 전환되는 무대 뮤지컬 특유의 표현을 어색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감정의 축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만 이어지면서 등장 인물들에게 공감하기 어렵다는 평이 쏟아진다.

또한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한 원작 뮤지컬의 대표곡들이 1막(1편)에 집중돼 있다는 구조적 약점 탓에 속편에서는 ‘파퓰러’(Popular),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처럼 귀에 꽂히는 인상적인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아쉬움도 더해졌다. 뮤지컬 팬들은 ‘원작의 충실한 구현’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그렇지 않은 상당수 관객 사이에서는 뮤지컬 영화의 최대 무기인 음악이 전편에 비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