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해민이 1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5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외야수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박해민을 4년 총액 65억 원에 붙잡았다. 외인 3명과도 총액 430만 달러(한화 약 63억 원)에 재계약하며 우승 전력 지키기에 128억 원을 투자했다. 뉴시스

LG 박해민이 1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5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외야수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박해민을 4년 총액 65억 원에 붙잡았다. 외인 3명과도 총액 430만 달러(한화 약 63억 원)에 재계약하며 우승 전력 지키기에 128억 원을 투자했다. 뉴시스


이 정도면 선방이다.

2025년 통합우승 팀인 LG 트윈스가 스토브리그 난관을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이다. 전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타 팀에 비해선 비교적 무난하게 비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6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린 뒤 LG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바쁘게 물밑 협상을 벌였다. 올해 우승의 핵심 전력인 베테랑 타자 김현수(37)와 박해민(35)이 모두 FA 시장에 나갔기 때문이다.

김현수와 박해민은 이미 30대 중반에 들어선 타자들이지만, 이번 FA 시장에서 인기가 대단히 높았다. 실제 김현수는 KT 위즈와 3년 총액 47억 원에 계약하며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올해 한국시리즈(KS)에서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 김현수였기에 LG로선 전력 유출이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었다. LG는 김현수에 앞서 또 다른 FA 자원인 박해민을 KT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붙잡았다. 4년 65억 원의 대형 계약을 안기며 센터 라인 전력 지키기에 성공했다.

LG 앤더스 톨허스트. 뉴시스

LG 앤더스 톨허스트. 뉴시스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은 3일에 전해졌다. LG는 올해 통합우승에 큰 힘을 보탠 외국인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타자 오스틴 딘(170만 달러), 투수 요니 치리노스(140만 달러), 앤더스 톨허스트(120만 달러)는 2026년에도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다. 3명의 계약에만 총액 430만 달러(한화 약 63억 원)가 들어갔다.

전력이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은 우승 경쟁을 펼치는 팀에게 상당한 힘이 된다.  물음표가 달린 새 외국인선수들의 리그 적응 기간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 시즌 경기 운영이 시즌 초반부터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 LG와 올해 KS 맞대결을 벌인 한화 이글스는 새 시즌 외인 구성을 모두 바꾸게 됐다. 외국인 타자로 루이스 리베라토 대신 요나단 페라자를 재영입했고, 투수로는 윌켈 에르난데스를 데려왔다. 기존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는 모두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계약했다.

LG 요니 치리노스. 뉴시스

LG 요니 치리노스. 뉴시스

LG는 지난 2023년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2024시즌을 3위로 마쳤다. 당시 LG는 2023년 우슨 외인전력을 2024년에 그대로 가져가지 못했다. 아담 플럿코를 대신해 영입한 디트릭 엔스가 13승(6패)을 거두는 등 좋은 기록을 남겼지만, 기복 있는 투구로 약점을 노출했다. 장수 외국인투수였던 케이시 켈리가 시즌 도중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악재도 겹쳤다.

국내 선수 중에서도 전력 유출은 발생했다. 붙박이 팀 마무리투수였던 고우석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무대에 진출했고, 불펜진과 선발진을 오가며 마당쇠 역할을 했던 이정용이 군에 입대했다. 결국 투수진이 헐거워진 LG는 2024년에는 KS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우승 후 전력 유출 최소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LG는 올해 스토브리그를 어느 해보다 부지런히 보냈다. FA와 외인 자원의 유출을 최소화하며 일단 선방을 한 모습이다. 왕조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LG의 바쁜 겨울 발걸음은 일찌감치 2026시즌으로 향하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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