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교 인도 바닥 모습.  사진 ㅣ김00 제공

서현교 인도 바닥 모습. 사진 ㅣ김00 제공



정자교 붕괴 사고 이후 2년 8개월여가 지났지만, 성남시의 교량 관리 행정에는 여전히 ‘부실’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성남시 분당구 일대 교량 인도에 설치된 미끄럼 방지 시설이 준공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광범위한 균열을 보이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준공 반년 만에 터진 균열… 세금 낭비와 관리 부실 도마 위
최근 분당구 소재 서현교, 금곡교, 황새울교 세 곳의 교량 인도에서 미끄럼 방지 시설의 균열 현상이 확인됐다. 이들 교량은 보행자 안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공사를 마친 곳이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바닥면이 갈라지고 일어나는 등 시공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현교와 금곡교는 각각 2,900여만 원, 1,730여만 원을 투입해 2024년 7월부터 공사를 시작, 2025년 5월에 준공했다. 황새울교 역시 4,490여만 원의 공사비를 들여 비슷한 시기에 공사를 진행했다. 사실상 공사 완료 후 불과 7개월 안팎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생한 셈이다.

금곡교 인도 바닥 모습. 사진 ㅣ 김00 제공

금곡교 인도 바닥 모습. 사진 ㅣ 김00 제공


●시 “재시공 협의 중”… 반복되는 사후약방문 행정
성남시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관련 부서 팀장은 “서현교와 금곡교는 아직 하자 보수 기간이 만료되지 않아 업체 측에서 재시공하기로 했다”며 “황새울교는 시공 업체와 처리 방안을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자체의 관리 감독 책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시공 과정에서 철저히 감독하고 준공 검사를 꼼꼼히 진행했다면 이러한 조기 하자는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반복되는 부실 공사와 그에 따른 재시공은 행정 신뢰도를 실추시키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황새울교 인도 모습.  사진 ㅣ 고성철 기자

황새울교 인도 모습. 사진 ㅣ 고성철 기자


●정자교 비극 잊었나… “안전 관리 근본 대책 절실”
이번 사태는 지난 2023년 4월 발생한 ‘정자교 붕괴 사고’의 아픈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당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로 인해 신상진 성남시장과 이진찬 부시장이 경찰 소환 조사까지 받는 등 성남시의 안전 행정은 전국적인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그로부터 2년 8개월여가 흐른 지금, 비록 교량 본체의 붕괴는 아니더라도 보행 안전시설물에서 발생한 이번 하자는 성남시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단순한 보수 공사를 넘어, 교량 시설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와 시공 업체에 대한 엄중한 책임 문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행정이 더 이상 ‘사후 대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7개월 만에 갈라진 보행길은 성남시가 “시민 안전 최우선”이라는 구호에만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보게 하는 뼈아픈 경고등이다.

성남 ㅣ 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고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