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 강원랜드 8대 대표이사.
기다렸던 신임 사장을 맞은 강원랜드의 직원들과 지역사회는 지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함 신임사장은 강원도 출신으로 법조계와 정계에서 명성을 쌓았지만, 강원랜드와 같은 레저·게임산업의 전문경영인은 아니다. 전임 사장이 도지사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을 겪었던 직원과 지역사회는 함 신임사장이 정치인으로 쌓아온 이력을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걱정은 “‘강원랜드 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어떠한 공직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라는 선언을 해 달라”는 노조의 성명에 잘 담겨 있다.
물론 다른 편에서는 함 신임사장이 각종 대형비리사건을 담당한 검사 시절 보여준 깔끔한 일솜씨가 경영에서도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친박 인사’라는 일부의 논란에 대해서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려면 ‘할 말 할 수 있는 힘 있는 사장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강원랜드가 처한 안팎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사장이 없는 동안 방만경영 공기업으로 거론되며 바닥에 떨어진 3600여 직원들의 사기를 곧추세워야한다. 강원랜드의 설립취지이기도 한 폐광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소통과 함께 다양한 요구에 대한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지금 국내 레저산업에는 복합리조트라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토종 복합리조트를 자부해 온 강원랜드로서는 이런 변화 속에서 살아남는 발전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 중 어느 쪽이 맞고, 어느 쪽이 틀렸는지는 어떤 경영행보를 펼치고, 어떤 성과를 얻느냐에 달렸다. 기왕이면 우려가 ‘괜한 기우에 불과했다’는 평가로 끝나길 바라는 것은 아마 강원랜드와 지역사회 대부분의 마음일 것이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obauk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