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원 수 늘리고, 3040 파격 발탁

입력 2021-12-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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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2022년 임원 인사 키워드로 ‘성과주의’가 뜨고 있다. 미래 준비를 위해 3040 젊은 임원을 발탁한 것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주요 자리에 배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 신정은 LG전자 상무, 허서홍 GS 부사장(왼쪽부터).

사진제공 l SK하이닉스·LG전자·GS

재계 임원인사 트렌드는 ‘성과주의’

나이 상관없이 능력있는 인재 발탁
SK, 신규 임원 평균연령 48.5세
그린·디지털 분야 등에 67% 포진
LG전자도 41세 최연소 상무 발탁
삼성, 인사혁신 통해 젊은 인재 중용
재계의 2022년 임원 인사 키워드로 ‘성과주의’가 뜨고 있다. 현재의 성과와 미래의 비전만으로 임원을 발탁하는 것으로, 미래 준비를 위해 3040 젊은 임원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주요 자리에 배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깔려있다.

40대 사장 탄생한 SK하이닉스
2일 2022년 임원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의 경우, 최근 3년간 인사 중 가장 큰 규모인 13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2020년 109명, 2021년 103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신규 임원 중 약 67%가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신규 성장분야에 포진됐으며, 평균 연령은 만 48.5세다.

SK그룹은 2020년 임원인사부터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넓힌다는 취지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한 바 있어, 이번에 선임된 임원 모두 부사장 직급을 달게 된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에서는 젊은 세대를 전폭적으로 기용하며 40대 사장, 30대 부사장이 탄생했다. 1975년생 46세인 노종원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을 사업총괄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1982년생 39세인 이재서 전략기획담당을 부사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세대교체, 다양성, 포용성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11월 25일 132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는 등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32명의 신임 상무 가운데 40대가 82명으로 62%를 차지하는 등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했다. 최연소 임원은 1980년생 41세인 신정은 LG전자 상무로,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삼성, 성과주의에 따른 발탁 가능성 커
11월 25일 2022년 임원 인사를 단행한 롯데그룹 역시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수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렸고, 파격적 인재 영입으로 그룹의 오랜 전통인 순혈주의를 깨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핵심 인재 확보와 인재들이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을 주문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의중이 읽히는 부분이다.

1일 임원 인사를 단행한 GS그룹도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추진할 젊은 인력을 대거 승진시켰다. 전체 임원 승진 및 신규 선임자(외부영입 포함) 총 43명 중 20%가 넘는 9명이 GS의 각 사업영역에서 신사업 전략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다. 대표적으로 허준녕(47) GS 부사장은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미래에셋 글로벌투자부문과 UBS뉴욕본사 등에서 국제적인 기업인수합병을 이끈 투자전문가로, GS가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법인을 이끌 예정이다.

또 GS 미래사업팀장 허서홍(44) 전무는 GS그룹 전반의 신사업 투자전략을 수립해 투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시너지 및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회장의 5촌 조카로, GS그룹 오너가 4세다.

한편 이번 주 임원 인사가 유력한 삼성전자도 성과주의에 따른 ‘깜짝 발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뉴 삼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11월 29일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기존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고, 직급별 표준체류기간을 폐지하면서 30대 임원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 주요 골자다.

삼성전자 측은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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