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육군에 ‘차륜형 K9A2’ 제안… 자주포·탄약 현지화 총력

한화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AUSA 2025’ 전시회에서 K9 자주포 등을 앞세워 미국과 안보 및 경제 협력 강화를 모색한다. 한화 부스 전경. 사진제공 ｜한화

 한화가 미국 방산시장을 겨냥해 차세대 자주포, 탄약 시스템, 방공 레이다 등 종합 무기체계를 공개하며 한미 안보 협력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13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AUSA 2025’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미국 육군이 추진 중인 전력 현대화 사업에 대응하는 전략 제품군을 대거 소개했다. AUSA(Association of the United States Army) 전시회는 미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지상무기 박람회다. 올해는 92개국에서 약 4만 4000여 명이 방문할 예정으로, 한화는 279㎡ 규모의 대형 통합 부스를 마련해 미군 맞춤형 플랫폼을 집중 전시했다. 한화의 이번 출품은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K-방산의 현지화 전략과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차륜형 K9A2… 미 육군 맞춤형 제안
이번 전시에서 핵심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보인 ‘차륜형 K9A2’ 자주포 플랫폼이다. 이는 기존 K9A2의 자동장전 포탑을 8X8 차륜형 플랫폼에 탑재한 모델로，기존 궤도형 대비 높은 기동성과 운용 유연성을 제공한다. 한화는 차륜형 구성으로 미국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운용성을 확보하고, 현지 부품 조달 및 생산 가능성도 염두에 둔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K9A2는 2022년 방위사업청과 체계개발에 착수한 최신형 궤도 자주포로, 현재 최종 성능검증 단계에 있다. 자동화된 탄약 적재 및 장전 시스템을 통해 분당 발사속도는 기존 K9의 6발보다 향상된 9발 이상으로 개선됐으며, 사거리와 정밀도, 운용 효율성도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A2의 성능 향상뿐 아니라 향후 미 육군의 미래형 자주포 요구 조건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임을 강조하며, 현지 협력 업체와의 기술 협업 및 생산 파트너십 추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를 통해 단순 수출을 넘어 미국 내 방산 생태계와의 연계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155mm 장약 현지화… AESA 복합방호체계 공개
한화는 이번 전시에서 155 mm 모듈형 장약(MCS: Modular Charge System)의 미국 현지 생산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MCS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규격 155 mm 포탄과 높은 호환성을 갖추고 있으며,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기반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통해 품질 일관성과 대량 생산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군 및 동맹국을 중심으로 155 mm 탄약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서, 한화는 미국 현지에서 MCS를 생산해 안정적인 탄약 공급망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사 압력과 사거리의 정밀 제어 기술도 강점으로 꼽히며, 미 육군의 화력 운용 체계 전반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화시스템은 드론 위협이 급증하는 현대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계층복합방호체계(Multi-layered Defense System)’를 선보였다. 해당 체계는 단거리 소형 AESA(전자식 능동위상배열) 레이다와 안티드론 무기체계를 통합한 복합 방어 솔루션으로, 공중 위협의 탐지–식별–무력화 과정을 일원화해 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단거리 AESA 레이다는 저고도 위협체에 대한 실시간 탐지 및 추적 능력을 제공하며，단거리 방공무기체계(SHORAD)의 작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센서로 평가받는다. 해당 시스템은 미국 국토안보와 국경 감시 체계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측 설명이다.

한화는 이 밖에도 미 육군의 다양한 운용 환경과 미래 전력 구조를 고려해 각종 무기체계를 통합·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형 접근 전략을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정부와 공동 개발 중인 K9의 차세대 모델인 A2를 기반으로 미 육군에 최적의 자주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 간 방산 협력은 물론, 현지화와 공동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