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기후부 281억 과징금 항소심 20일 최후변론, 카드뮴 오염 쟁점은?

석포제련소 뉴시스

20일, 서울고등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281억 원 과징금 취소 항소심의 최종 변론을 진행한다. 1심에서 이미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유출됐다”고 판단된 사안인 만큼,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는 이날 영풍이 기후에너지환경부(구 환경부)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의 마지막 변론을 연다. 지난 8월 첫 변론 이후 3개월 만이며, 양측은 프레젠테이션을 포함한 구술 최후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쟁점은 명확하다. 2019년 4월부터 2021년 4월 사이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흘러갔는지, 그리고 과징금 281억 원이 적법한지를 둘러싼 인과관계다.
2021년, 당시 환경부는 석포제련소의 이중옹벽·배수로·저류지 등에서 카드뮴이 포함된 물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이유로 영풍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영풍은 이 처분이 과도하다고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2월 서울행정법원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중옹벽 누수 흔적, 바닥 균열, 영풍 내부 문건 등으로 카드뮴 유출 사실이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또한 지하수 및 복류수 흐름, 공정 구조 등을 고려할 때 해당 기간 동안 카드뮴이 지하수와 낙동강으로 흘러갔다는 점을 인정했다.

영풍은 항소심에서 다른 논리를 들고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영풍은 “1공장 바닥 균열과 2공장 배출관 경로가 구조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바닥 아래 다층 콘크리트와 차수층이 있어 오염수 이동이 불가능하다”, “지하수 흐름 방향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영풍이 과거 자체 점검 과정에서 제출한 사진, 보고서, 시설점검 기록만으로도 오염 정황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직접 배출이 100% 입증되지 않더라도 ‘개연성’만으로 과징금 처분이 유지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2018년 말이다. 당시 영풍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하류 5km·10km 지점 국가수질측정망에서 연속적으로 카드뮴이 기준치(0.005㎎/L)를 초과해 검출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후 2019년 대구지방환경청의 조사와 특별단속 결과, 무허가 지하수 관정 운영, 생활용수 기준(0.01㎎/L) 초과 카드뮴 검출, 지하수·복류수에서 기준치 대비 최대 수십만 배 농도 검출 등의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특히 2021년 환경부 발표는 놀라웠다. 석포제련소 공장 내 지하수에서 기준치 대비 최대 33만2650배(3326.5㎎/L)의 카드뮴이 검출됐고, 복류수에서도 기준 대비 15만4728배(773.64㎎/L)가 확인됐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정한 낙동강 유출량은 일일 약 22kg, 연간 약 8030kg이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