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E&S의 LNG수송선이 23일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를 싣고 보령 LNG터미널에 처음 입항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E&S의 LNG수송선이 23일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를 싣고 보령 LNG터미널에 처음 입항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SK이노베이션 E&S가 호주 바로사(Barossa) 가스전에서 직접 생산한 액화천연가스(LNG)가 24일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첫 입항하며 대한민국 민간 자원개발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성과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80년대부터 추진해온 ‘무자원 산유국’의 꿈이 40여 년의 세월을 넘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민간 기업이 해외 가스전의 탐사 단계부터 참여해 개발과 생산, 그리고 국내 도입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완수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번에 들어온 물량은 호주 북서부 해상 바로사 가스전에서 채굴된 천연가스를 다윈(Darwin) LNG터미널에서 액화해 들여온 첫 결실이다. 이를 통해 SK는 전 세계 11개국에서 연간 원유와 가스 약 2000만 배럴, LNG 자원 약 600만 톤을 확보하며 국가 에너지 안보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연 130만 톤 공급으로 에너지 자립
SK이노베이션 E&S는 2012년 바로사 가스전 지분 투자 이후 14년 동안 끈기 있게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번 첫 입항을 시작으로 향후 20년간 연간 130만 톤의 LNG를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하게 된다. 이는 대한민국 연간 LNG 전체 도입량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가 에너지 수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 가스 가격의 변동성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해외 가스전 지분을 직접 확보해 생산한 LNG를 장기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개발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 신규 LNG터미널을 건설하는 대신 기존 다윈 LNG터미널을 개조해 재활용하는 ‘브라운필드(Brownfield)’ 방식을 채택해 초기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또한 미국이나 중동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호주를 거점으로 삼아 수송 기간을 8~10일로 단축하며 물류비용까지 낮추는 실리를 챙겼다. 업계에서는 이번 바로사 LNG 생산을 통해 SK이노베이션 E&S의 LNG 밸류체인이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40년 집념이 일군 무자원 산유국 꿈
이번 LNG 도입 성공의 뿌리는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투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故 최종현 선대회장은 자원 빈국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무자원 산유국’이라는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해외 자원개발의 험난한 길을 개척했다. 1984년 북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1987년 민간기업 최초로 상업 생산에 성공했던 SK의 DNA는 이제 LNG 분야로 확장되어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도전정신은 남미 아마존과 호주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의 탐사 성과로 이어졌으며,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 중심에서 LNG로 사업 분야를 성공적으로 확대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1위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한 SK의 집념과 도전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불확실한 국제 시장 속에서 자원개발 노력을 지속해 국가 경제 발전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