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끝나자마자“김하늘옷어디서팔아요?”쇄도

입력 2008-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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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이 매장에서 들고 있던 빨간 구두는 어디 것인가요?’ SBS 드라마 ‘온에어’의 시청자 인터넷 게시판.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감상 평과 궁금증을 곁들인 시청자 소감이 줄을 잇는다. 여기서 10개 중 2, 3개꼴로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은, 김하늘이 맡은 오승아가 극중에서 입고, 신고, 들고, 쓰고 나오는 이른바 ‘패션 아이템’들이다. 질문도 구체적이고, 답변 또한 구체적이다. ‘온에어’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에는 ‘오승아 룩’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높아지자, 아예 ‘스타일 정보’란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이 코너에는 매 회 시청자의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패션 아이템을 선정, 브랜드 명까지 세세하게 일러주고 있다. 사실 이런 적극적인 정보 제공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드라마에서 금기시되던 것이다. 드라마에서 연기자가 해외 명품 브랜드의 옷을 입거나 액세서리를 갖고 나오는 것은 시청자의 빗발치는 비난을 자초하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제 스타가 사용하거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브랜드 자체가 시청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가 되는 시대가 됐다. TV 드라마와 관련, 특정 제품을 극중에 노출시키는 이른바 PPL이 종종 논란에 오른다. 드라마의 편당 제작비가 평균 2억원을 훌쩍 넘어버린 요즘, 모자란 자금 충당을 위해 PPL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면서도 ‘사행심 조장’이란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 눈치를 보는 ‘필요악’처럼 인식되고 있다. 드라마에서 극적 재미와 배우의 연기를 즐기는 것 외에 패션 정보까지 수집하고 수용하는 게 시청자의 행태라면 PPL에 대한 까다로운 규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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