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우리의것]제비집…더부살이도환영받던복덩이

입력 2008-04-0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짇날(음력 3월 초사흗날)이면 강남 갔던 제비들이 돌아온다. 제비는 처마 밑에 진흙과 짚을 물어다 새끼 칠 집을 새로 짓거나, 작년에 지은 집을 수리한다. 제비의 깃털과 똥, 먼지 등으로 더럽혀진 툇마루나 마당을 치우면서도 사람들은 제비가 해충을 잡아먹는 익조(益鳥)라 불평을 하지 않았다. 제비가 찾아와 제비집을 지으면 ‘복이 들어온다’며 온 식구가 반겼다. 아이들은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떠올리며, 은근히 ‘저 제비가 박씨라도 물어다 주지 않을까’기대했다. 이제 도시에서는 제비를 보기 어려워졌다. 시골에서도 농약을 마구 뿌려 대서 제비의 먹잇감이 줄어든 탓에 제비 보기가 쉽지 않다. 한여름 시골집 처마 밑에서 노란 입을 벌리고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먼저 먹겠다고 다투는 새끼 제비들의 지저귐도 이제는 듣기 어렵다. 글·사진|이오봉 월간조선 객원사진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