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감독,“‘김혜자님모시기’4년걸렸습니다”

입력 2008-04-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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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감독“어린시절팬”적극적구애‘마더’캐스팅
봉준호. 이름 만으로 톱스타를 골라서 캐스팅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타 감독이다. 하지만 신인 때부터 유명 감독이 된 지금까지 깊이 있는 중견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한결같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의 차기작 ‘마더’의 주인공에 원빈(31)과 김혜자(67)를 캐스팅했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부터 ‘살인의 추억’, ‘괴물’ 등에서 함께 한 변희봉(66)에 이어 다시 한번 노배우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혜자와 변희봉은 모두 봉 감독이 어린 시절 팬이었던 연기자다. 사실 김혜자와 변희봉은 영화가 아닌 TV드라마가 주 활동무대인 연기자들이다. 변희봉은 1970년대 잠시 영화로 외도했을 뿐 연기 인생 40년 대부분을 TV에서 보냈다. 김혜자 역시 1981년 ‘만추’, 1999년 '마요네즈‘를 제외하면 1963년 데뷔 후 꾸준히 안방극장을 지켰다. ‘괴물’에서 변희봉이 손녀를 잃은 할아버지의 끝없는 사랑을 그렸다면, 신작 ‘마더’ 김혜자는 모정 하나로 누명쓴 아들을 지키는 어머니를 연기한다. 이들은 또한 모두 봉 감독의 캐스팅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거절했던 공통점도 있다. 변희봉은 2000년 ‘플란다스의 개’에 섭외 받을 당시를 떠올리며 “제목에 개 이름이 들어가는데 내 역할이 개 잡아먹는 역할이었다. 기가 막혀서 안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혜자 역시 첫 출연제의를 받았던 2004년 당시 연기 활동을 쉬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확답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봉 감독은 두 배우가 그동안 맡아온 많은 배역을 정확히 기억하며 남다른 존경심을 나타내는 정성에 감동을 받아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이경호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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