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고소영등재테크비법“큰별은빌딩을좋아해”

입력 2008-04-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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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월임대료만수천만원…신동엽청담동건물80억원대
스타는 하늘에 떠 있는‘별’과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세상 부러울 게 없을 명예와 돈을 얻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별은 명멸하는 것이 주어진 운명. 명예도 돈도, 그리고 때로는 사랑도 사라져간다. 마치 아침이 오면 빛을 잃는 새벽별처럼. 그래서 스타들은 스스로 빛의 신선도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 중 하나가 수입을 눈덩이처럼 굴리는 재테크다. 재테크의 광풍이 스타들의 세계라 해서 비켜갈 리 없다. 아니, ‘있는 분이 더 하시다고’ 스타들은 대중들이 상상하기 힘든 목돈을 굴리며 ‘별값’을 더해간다. 별들의 별별 재테크 스토리. 과연 그들은 어떻게 자산 몸집을 불려가고 있을까? ○빌딩파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는 빌딩 소유로 드러났다. 과연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큰손’다운 재테크법이 아닐 수 없다. 빌딩파들은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을 망라한다. 야구에서는 박찬호와 정민태 등이 있고 축구는 최용수, 안정환, 이천수, 노정윤 등이 자신 이름으로 빌딩을 짓거나 매입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일본에 진출했던 한 야구선수는 IMF때 강남에 빌딩을 사둔 것이 경기 회복 후 천정부지로 올라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는 후문이 있다. 박찬호는 강남 도산대로 부근 신사동에 면적 213.3 제곱미터(64.5평)의 지하 4층, 지상 13층짜리 빌딩을 갖고 있다. 빌딩의 정식 이름은 PSG빌딩이지만 일명 ‘박찬호 빌딩’으로 불린다. 매매시세가는 약 150여 억원에 달한다. 연예인 스타들의 경우 스포츠에 비해 ‘빌딩 사랑’이 더욱 심하다. 연예인들은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의 주거지를 선호해 왔는데,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치솟으면서 개인자산이 확 늘었다. 가수 서태지는 재테크에 관해서도 톱을 달린다. 1992∼1996년까지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며 번 수입으로 강남구 논현동에 지상 6층, 지하 3층의 빌딩을 지었다. 이 건물의 가치는 200억원 수준. 서태지는 월 수 천 만원대의 노릇노릇한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CF스타 고소영도 빠질 수 없다. 출연작은 빈약한 편이지만 CF스타로 장수하며 차곡차곡 수익을 쌓았다. 강남구 청담동에 가면 몇 년 전 화제가 되었던 ‘고소영 빌딩’이 들어서 있다. 지상 5층, 지하 2층. 예술적 미감이 탁월한 이 건물은 매매가가 약 103억원이다. 본업인 MC외에 매니지먼트 사업을 벌이는 등 비즈니스에도 입담 못지않은 재능을 지닌 신동엽은 역시 청담동에 지상 6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을 갖고 있다. 이 건물은 70∼80억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동산파 ‘부동산’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땅이 제일이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 잘 나가던 투수였다가 최근 유니폼을 벗은 한 선수는 현역 시절 계약금, 연봉, 우승 보너스를 차곡차곡 모아 경기도 용인에 땅을 샀다. 이 땅이 ‘태산이 높다하되 내 돈 아래 뫼이로다’하고 오르면서 급기야 200억원에 가까운 땅부자가 되었다. 삼성의 노총각 양준혁도 대표적인 ‘지왕(地王)’에 속한다. 총각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먹고 마시는데 탕진하는데 반해 양준혁은 2002년 삼성에 입단하면서 받은 계약금 10억원과 연봉을 꼬박 모아 구미에 2000평의 땅을 샀다. 요즘 전국적으로 오르는 땅값을 생각하면 하루 연습 배팅 500번이 붕붕 돌아간다. 축구선수 노정윤은 양평동 건물 외에도 제주도 기장에 5000평 가량의 토지를 매입했다. 골프선수 김미현도 인천에 수 만 평의 부지를 마련해 놨다는 소문. 앞으로 ‘김미현 골프아카데미’를 세울 생각이다. 가수 이효리는 가진 목돈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집어넣었다. 천안에 토지와 건물을 구입했고, 방배동에도 집이 있어 ‘부동산 S라인’을 형성했다. ○금융 투자파 부동산? 재테크는 역시 ‘돈 놓고 돈 먹기’지. 부동산이 재테크의 고전양식이라면 금융은 포스트모더니즘이다. 금융 재테크의 귀재들은 연예인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달인’대접을 받는 아줌마고수는 탤런트 전원주. 전문가들도 조심스러워 하는 주식 직접투자로 20억 이상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 20년 이상 주식을 해왔고, 직접 투자와 간접 투자를 교묘하게 조합해 재산을 불려나가고 있다. 최근 금배지를 단 유정현 전 아나운서도 주식투자라면 둘째가 서럽다. 대학생 시절부터 주식을 투자해 온 유 의원은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한다. 직접 투자는 10미만. 나머지는 포트폴리오 정석에 따른 간접 투자 방식을 따른다. 하와이 호텔 매입으로 재미를 본 정준호는 2003년 후순위 전환사채 공모청약에 참여하는 등 금융 방면에도 관심이 크다. 최근에는 젠테트웍스 유상증자 실권주 배정을 받았다. ○음식 장사파 장사는 역시 ‘먹는장사’가 왕!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앞세워 음식장사로 돈 번 알부자들이 많다. 메이저리거 김병현은 샌디에이고 등에 2개의 초밥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진갑용은 대구 구장 앞에서 김치찌개 전문체인점을 개업해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식당은 대구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영업이 잘 된다고. 중견탤런트 김종결은 여의도의 고깃집 ‘주신정’으로 대박을 냈고, 코미디언 배연정은 남편의 부도를 막기 위해 시작한 ‘배연정 소머리국밥’이 전국 체인점을 낼 정도로 우뚝 섰다.한화 투수 송진우는 대전시 도룡동에 한우고기 전문점을 내 재미를 보고 있다. ○창업파 가수 겸 프로듀서, 음반제작자인 박진영이 차린 JYP엔터테인먼트는 비상장회사지만 주식 평가액이 280억원을 호가한다. 이 회사는 간판스타 비가 떠난 후에도 원더걸스, 주 등 새로운 스타를 연이어 발굴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00억원대의 매출, 20억 이상의 순이익이 기대된다. 배용준은 사업수완도 ‘욘사마급’이다. 소속사 카이스트의 대주주인 배용준은 204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 이 회사가 코스닥에 우회상장 되었을 당시 배용준이 보유한 주식의 총 주가는 1000억원 이상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은 92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또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은 패션기업 ‘좋은 사람들’의 대주주로 87억원 상당을 소유. 비는 소속사 제이툰 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로 83억원의 주식을 갖고 있다. 지난해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 후 여러 회사에서 20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제시받기도 했지만 스스로 회사를 차려 수 십억원대의 자산가가 됐다. 이 밖에 한화 류현진, 삼성 오승환처럼 부모에게 그냥 맡기는 ‘나는 몰라요’ 형이 있는가 하면 ‘안전운행이 최고’ 형도 있다. 프로기사 이창호 9단은 1986년 프로가 된 이래 22년간의 기사 생활을 통해 100억원 가량의 상금 수익을 올렸다. 부모가 관리를 하다 최근에는 조금씩 재테크에 눈을 떠 스스로 돈을 만진다. ‘세상에서 가장 두터운 수비형’이란 말을 듣는 이창호답게 재테크도 수비형이다. 수익의 50는 안전한 펀드에, 나머지는 저축 예금에 넣어두고 있다. 과천 경마공원 기수 중 최고의 상금 수익을 자랑하는 박태종 기수 역시 이창호와 유사한 스타일. 자산의 대부분이 예금과 보험에 넣어져 있다. 부상위험이 큰 직업 특성상 상해보험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다. 화려한 겉모습으로 인해 씀씀이가 클 것으로 보이는 스타들이지만 대부분은 지출을 줄이고 절약해 뒷날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한 유명 연예인의 매니저는 “엔터테인먼트 주식 열풍 때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 최근에는 부동산과 안정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스타의 재테크라고 해도 알고 보면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안정적인 투자 선호와 분산, 장기 투자. ‘별’이라고 해도, 결국 돈 버는 데에는 ‘별’ 게 없었던 것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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