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작사가가 된 계기는?
“처음에 가요 작사를 했는데 많이 안 맞았다. 발랄한 곡을 못 쓰겠더라. 임형주의 팝페라나 강현민의 곡, 드라마 음악을 하다가 뮤지컬 작곡가를 만났는데, 뮤지컬 곡을 써보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뮤지컬도 좋아했고, 특히 김광석 아저씨를 쫓아다녔다. 야간자율학습 빼먹고 공연장 가고 추모의 밤도 가고 그랬다. 그 때부터 연결된 인맥으로 이쪽 일을 시작했다. 오페라 극장에서 했던 ‘바람의 나라’가 첫 작품이었다. 하다보니깐 가요 작사보다 재미있고 나한테 맞는다고 생각했다. 서정적인 서사도 있고, 뮤지컬 안의 서사를 읽는 게 재미있다.”
- 작사를 하면서 신경 쓰는 부분은?
“어릴 때 번역극을 보면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식으로 어색하게 노래한 것을 많이 발견했다. 굳이 아버지가 가방에 들어가실 이유가 없는데… 노래가 쏙 들어오지 않고 귀에 걸리는 부분을 보면서 ‘저건 아니다’고 생각했다.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특히 작사할 때 고음에서 쓰지 말아야 할 받침들도 있고, 장음인데 연결되는 부분이 뚝 떨어져도 안 된다.”
-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걸 얻었으면 좋겠나?
“애정, 연민이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들은 관계나 세상에 대한 부대낌에서, 손 한 번 잡아주면 따뜻해지는 걸 느끼게 하고 싶다. ‘너도 이렇게 살고 있구나. 나 혼자만 이런 게 아니구나’이런 것이다.‘밴디트’를 쓸 때도 여자 죄수들이 ‘내가 원해서 태어나는 게 아니야. 내가 세상에 내던져졌어’라고 합창한다. 그럴 때 느끼는 부분들, 사실은 직접적으로 따뜻하게 안 들리지만 우리가 같이 있어서 자유를 찾았다는 뜻이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다 가슴 따뜻한 내용을 발견해서 취재를 통해 작품으로 진행시키는 중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