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Black&White]大國리그출전이세돌,국내대국기권도마에

입력 2008-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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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7시 홍익동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대국이 예정됐던 제4기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전에서 기권패가 나왔습니다. 이세돌 9단이 대회 직전 홍성지 6단에게 기권 의사를 전해온 것이죠. 이세돌 9단이 기권을 하게 된 이유는 중국리그 출전 때문이었습니다. 중국리그와 한국물가정보배의 대국일이 겹치게 되자 이세돌 9단이 중국리그를 선택한 것이지요. 물론 대국료는 중국리그 쪽이 훨씬 더 큽니다. 이세돌은 친형인 이상훈 6단을 통해 “중국리그는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대회이며, 당연히 국내기전이 우선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사유로 상대에게 일정 연기를 부탁한다는 것은 (후배 기사지만) 결례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기원 사무국에 기권 의사를 전해왔다고 합니다. 이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방이 한창입니다. “중국리그에 나가기 위해 국내 공식기전을 포기하는 것은 프로기사로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는 반대파가 있는가 하면 “프로라면 당연히 자신이 출전할 기전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옹호파도 있습니다. 옹호파 중에는 “프로가 상금이 많은 대회에 나가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라며 냉엄한 프로의 세계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리그와 국내기전 일정이 겹쳐 기권패가 나온 것이 이날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세돌이 기권하기 6일 전에는 한국바둑리그에서 영남일보의 윤준상 7단이 중국리그 출전을 위해 기권을 선언했었지요. 목진석과 김지석도 마찬가지 이유로 기권을 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속출하자 한국기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한국기원 기전사업팀의 관계자는 중국리그에 관련해 한국기원에서도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해 왔습니다. 바둑 대국을 통해 수입을 얻는 프로기사들이나 이들의 멋진 기보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로서나 일정이 겹쳐 어느 한 쪽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대국의 코앞에서, 더 이상 빈 바둑판을 바라봐야 하는 처량한 일만은 없었으 면 좋겠습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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