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유출,발매전음반까지‘둥둥’…가수들속터진다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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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MC몽, 원더걸스, 이정, 자우림, 더 크로스. 이들은 최근 한 달 사이 음원유출 피해를 입은 가수들이다. 최근 가수들이 너도나도 음원유출 피해를 입었다고 하자, 일부에서는 ‘홍보를 위한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수들의 음원유출은 노이즈 마케팅도, 동정을 사기 위한 해프닝도 아닌 실제 ‘사고’다. ○ 2중, 3중 보안 유지해도 속수무책 요즘 기획사들은 음원 유출을 막기 위해 그야말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에픽하이의 경우 저장매체에 2중, 3중 보안조치를 했다. 또 온라인 유통업체나 CP 업체에 음원을 넘길 때 사전 유출사고가 없도록 단단히 약속을 받았다. 자우림의 경우는 홍보용 CD를 음반 발매일에 맞춰 배포했다. 방송사에 보내는 심의용 CD 역시 여분이 생기지 않도록 심의실 숫자만큼만 제작했다. 또 타이틀곡 선정을 위해 일부 측근들에게 돌리던 모니터용 CD도 없앴다. 유통사인 엠넷미디어 측에서도 음반 발표 일주일 전부터 사이버 패트롤을 가동해 음원사이트와 P2P사이트를 철저히 모니터해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자우림 소속사 러브공작단 김영균 대표도 “음원 유출로 금전적인 피해가 얼마나 날지 모르는데 이런 걸 자작극으로 모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다”면서 “직접 음악을 만드는 가수 입장에선 음악들이 다 자식 같이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음원유출, 도대체 어디서? 그렇다면 음원유출 사고는 왜 이렇게 잦을까. 우선 가수의 녹음실에서 온라인 음악사이트나 음반 유통사의 창고에 입고되기까지 음원이 유출될 수 있는 통로가 너무 많다. 음원 유출사고의 진원지로 가끔 의심을 받는 곳이 음원을 재가공하는 업체다. 모바일 컨텐츠 제작업체(CP)들은 음반 제작사로부터 넘겨받은 음원을 휴대폰 벨소리나 통화연결음 등으로 재가공하기 위해 하청업체에 하도급을 준다. 이 과정에서 관리 소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재가공 업계에서는 “보안에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고 우리에게서 유출된 사례도 없지 않냐”며 책임을 자신들에게 떠넘기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CD 생산 공장과 온라인 유통업체, 방송사 심의실도 의심의 대상이다. CD 공장은 음반사로부터 음원을 넘겨받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음반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고, 방송사 심의실이나 유통 업체도 발매 전 미리 음원을 받기 때문에 유출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신화의 경우 한 방송사 심의실 아르바이트 학생에 의해 유출피해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 구체적인 사례나 증거가 나오지 않아 단지 가설로만 제기되고 있다. ○ 음원 공유 죄의식 없는 것 큰 문제 일본의 경우 한 달 전부터 음반 사전 홍보를 시작하지만 불법 유출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의지가 약하고, ‘인터넷은 공짜’라는 인식만 팽배해 있기 때문에 불법유출과 유포가 아직도 많다. 불법유출은 가수들의 금전적인 피해 외에 창작 의지도 꺾는다. 네티즌들은 ‘들을 노래가 없다’고 하지만 들을 만한 노래가 아니라고 해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울림엔터테인먼트 전승휘 이사는 “음원 유출은 남의 지적 재산을 도둑질하는 것이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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