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입만살아있는사람싫어요

입력 2008-08-2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제가 나가는 모임에는 미움받는 사람과 환영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먼저 미움받는 사람은 몇 달 째 모임에 안 나와서 회비도 엄청 밀려있는 ‘아무개’입니다. 그 사람은 아주 가끔 모임에 나오면서 말은 무지하게 많습니다. 자기가 모임에 나올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바빴다는 얘기부터, 우리 모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일장연설을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회비도 밀려있으면서 “회비를 어떻게 썼냐?”, “뭘 샀어?” 꼭 참견하고 체크합니다. 그렇게 참견할 것도 많고, 불만도 많습니다. 차라리 자기가 회장을 하지, 절대 중책은 맞지 않으면서 입만 살아서 딴지를 겁니다. 특히 얼마 전엔 가족모임으로 야유회를 다녀왔는데, 어찌나 뺀질거리던지…. 오는 것도 제일 늦게 온 주제에, 물건 나르는 것도 자기는 허리가 아파서 무거운 걸 들면 안 된다고, 가벼운 것만 들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러면서 변명은 어찌나 많은지…. 정말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무개’와는 달리 묵묵히 모임을 위해 희생하고 고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저희 모임의 총무입니다. 대부분의 모임이 그렇듯이 돈 관리를 해야 하는 총무 자리는 누구나 기피하고 맡으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친구는 벌써 수년째 총무를 맡아오고 있습니다. 또 꼼꼼하게 돈 관리도 잘 하고, 아껴 쓰고, 적자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습니다. 총무일이 궂은 일이라 싫은 내색을 할 법도 한데, 늘 총대를 메고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이 총무는 모임이 있는 날이면 늘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참석 여부를 체크하고, 일찍 모임에 나와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놓습니다. 이렇게 똑부러지게 일을 잘하니 총무의 인기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엔 이 총무의 부모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다들 한 번씩 병문안을 다녀왔습니다. 다들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모임에서 환영받는 사람은 ‘아무개’처럼 입으로만 일하고, 뺀질거리는 사람이 아니라, 불평불만 없이 모임을 위해 묵묵히 고생하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모임뿐만 아니라 어디에 가서든 환영받고, 인기 얻고, 사람들의 마음을 끌게 되어 있습니다. 충남 보령|이영일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