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일본연예통신]한저널리스트의죽음

입력 2008-11-09 04: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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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현재 한 저널리스트의 죽음을 향한 뜨거운 추모 열기가 일고 있다. 지난 7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치쿠시 테츠야(73)가 그 주인공이다. 10년동안 TBS 보도프로그램 ‘뉴스23’의 캐스터로 활약하며 폭넓은 신망과 인기를 누린 고(故) 치쿠시 테츠야는 암으로 투병하는 와중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날카로운 시사비평을 계속해왔다. 고무라 테츠야에 이어 11월 첫 째주 일본 스포츠지의 1면 톱기사를 장식한 또 한명의 테츠야인 그의 별세에 동료 언론인, 정치인, 방송인, 연예인 등이 줄지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1959년 아사히신문사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워싱턴 특파원 등을 지낸 치쿠시 테츠야는 ‘아사히 저널’편집장 시절 ‘신인류의 기수들’이라는 기획기사로 일본에 ‘신인류’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인물. 기자 경력을 살려 방송가에 진출해 보도 프로그램에서 캐스터이자 논평가로 활약한 그는 지난해 5월 ‘뉴스23’이라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해 폐암 진단을 받았음을 공개했다. 그 뒤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가 항암치료로 빠진 머리를 가발로 가린 채 방송에 복귀해 쑥스럽게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기도 했다. 지난 8월 철학자와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게 마지막 방송 출연으로 암이 온몸에 전이된 상태에서 투병 생활을 계속해오다 7일 결국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일본 언론의 한 특징은 은퇴, 별세 등으로 대중의 곁을 떠나는 유명인에 대해 아낌없이 조명을 가한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치쿠시 테츠야의 삶의 여정을 반추하는 데 정성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주목의 대상에 언론인도 예외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한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라 당연한 듯하면서 낯선 인상을 준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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