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드라마도재밌네…귀뚫어준‘베바’

입력 2008-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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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를 다루는 드라마의 외형이 이제 한 층 넓어졌다. 오랫동안 의학과 법률에 머물렀던 전문직 드라마는 올해 초 방송가를 다룬 작품의 잇단 등장으로 범위를 확장하더니 MBC ‘베토벤 바이러스’에서는 클래식이라는 까다로운 소재까지 소화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3일 스페셜 방송을 마지막으로 끝나는 ‘베토벤 바이러스’(극본 홍진아·연출 이재규)는 출연 연기자들이 모두 클래식 악기 연주를 익히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작품. 연주에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던 연기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로 오케스트라에 익숙해지면서 완벽한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베토벤 바이러스’를 두고 클래식을 다룬 음악 드라마의 첫 성공 사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방영을 앞둔 시점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방영돼 큰 인기를 얻은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버전이라는 오해를 받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란 것이 알려진 뒤에는 완성도를 놓고 줄곧 비교돼 왔다. 연출을 맡은 이재규 PD가 나서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버전이 아니다”며 “시인 기형도의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를 읽고 생활에 찌든 서민들이 꿈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구상한 뒤 2년간 준비했다”고 진화했을 정도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차츰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한 이유는 클래식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 따뜻한 인간애를 녹여 넣은 점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합동 작업인 오케스트라를 통해 꿈을 실현하려는 소시민의 도전을 다루면서 평범한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찾아냈다. 천재 음악가 강건우를 연기한 장근석은 “음악을 통해 감정을 소통하고 감동을 전해 준 작품”이라고 자평하며 “트럼펫 뿐 아니라 지휘까지 배워야 했지만 날이 갈수록 나아지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괴팍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엉뚱한 지휘자 강마에를 소화한 김명민은 탄탄한 연기력과 뛰어난 캐릭터 이해력을 발판으로 이 드라마를 통해 클래식 열풍을 주도했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성공은 또 다른 음악 드라마의 등장을 예고한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까다로운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유로 그동안 엄두를 내지 않았던 음악이란 소재에 차츰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음악을 소재로 하고 멜로와 미스터리를 가미한 ‘안단테 알레그로’(가제) 등의 시놉시스가 드라마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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