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드라마,新풍속도3가지

입력 2008-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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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모 방송사 드라마 국장의 말처럼 드라마가 수익성 높은 장르라는 말은 추억이 된지 지 오래다. 광고 수익이 줄고 있는 방송3사는 가장 먼저 투자 리스크가 큰 드라마부터 하나씩 폐지했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 국장들이 모여 스타 출연료 상한제와 드라마를 회당 72분 내로 줄이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한파가 거품 빠진 드라마 산업을 덮치면서 비상 걸린 관련 업계는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 스타보다 ‘스타 될 재목’을 찾아라 “스타성 있는 신인 데려와라.” 얼마 전 자체 드라마 캐스팅을 진행 중인 방송사 PD가 일부 매니지먼트사에 하달한 지시 내용이다. 스타 캐스팅이 흥행으로 직결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방송사와 제작사는 굳이 몸값 비싼 스타를 ‘모시기’보다 연기력이 뒷받침된 신선한 얼굴을 선호하고 있다. 영화 ‘미스 홍당무’로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신예 서우는 일찌감치 드라마 ‘탐나는도다’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기대를 모으는 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 주연을 맡은 이민호, 김준도 시청자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 “권리도 다 가져요” 달라진 ‘양보’ 실랑이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외주제작사들은 방송사와 판권을 놓고 많은 갈등을 벌였다. 해외수출, DVD, OST 등 2차 제작물과 부가 판권 등을 두고 방송사와 제작사는 더 많은 권리 확보하기 위해 의견이 부딪쳤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양쪽 모두 당장 손에 들어오는 현금 확보가 먼저다. 제작사는 “판권을 줄 테니 회당 제작비를 더 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긴축정책에 들어간 방송사도 “판권은 갖지 않을 테니 대신 제작비를 줄여라”고 요구하고 있다. ○ “돈 줄 수 있는 회사인가요?” 생계형 연기자들에게는 드라마도 줄고, 제작비도 줄어드는 이 상황이 더욱 힘겹다. 그렇지만 다행히 캐스팅 제안을 받아도 이제는 덥석 수락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한 중견 배우는 “모 제작사에서 배역을 제안 받았는데, 돈을 줄 수 있는 회사냐”고 친한 감독에게 상담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소위 대박 터졌다는 ‘태왕사신기’, ‘이산’, ‘온에어’같은 드라마 조차 일부 주연급을 제외한 대부분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일을 맡으면 교통비, 식대, 의상 등 장기간 기본 지출이 있는 상황에서 출연료 지급이 원활치 못하면 쉬느니만 못하다”고 탄식했다.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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