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관객 680만 명을 동원한 흥행작 ‘타짜’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방송가에서는 “시청률은 보장받았다”는 관측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역시 허영만 원작을 바탕으로 극장가에서 300만명의 관객을 모은 ‘식객’이 ‘타짜’ 전에 드라마 방송되면서 인기를 끌어 이런 기대를 더욱 높였다.
하지만 25일 21회로 막을 내리는 장혁 한예슬 주연의 SBS 월화드라마 ‘타짜’(극본 설준석·연출 강신효)의 현재 성적은 방송 전 기대와는 크게 동떨어진다.
‘타짜’는 종영을 2회 남겨둔 19회까지 평균 시청률 15.86%(AGB닐슨코리아) 기록했다. ‘식객’의 평균시청률 20.3%에 크게 못미친다. 자체 최고 시청률도 26.7%를 기록한 ‘식객’에 비해 ‘타짜’는 10월 21일 기록한 17.2%에 그쳤다. 같은 허영만 원작이고, 영화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두 드라마가 다른 결과를 거둔 것은 왜일까.
● ‘타짜’, 긴박감 넘친 도박장면 어디로?
‘식객’은 소재가 요리이기 때문에 안방극장에서 다루기 쉬웠다. 하지만 ‘타짜’는 다르다. ‘타짜’는 지상파 TV에서 표현에 한계가 있는 도박과 폭력이 주 소재였다. 기획단계에서 ‘도박 소재의 드라마를 지상파에서 방송해도 되냐’는 지적이 있을 정도였다.
연출을 맡은 강신효 PD도 “최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으로 영화와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 ‘타짜’는 결국 도박과 폭력장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영화나 만화처럼 두 소재를 긴박감 넘치게 그리지도 못한 채, 방송 내내 두 소재가 지닌 문제점에만 시달렸다. 시청자들은 ‘어줍잖은 도박드라마’라고 프로그램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꼬집었다.
● 캐스팅 논란, 쪽대본 등의 문제, 드라마 완성도에 영향
‘타짜’는 촬영 전부터 정마담역을 놓고 잡음이 일었다. 성현아로 내정됐던 역할이 강성연으로 바뀌면서 배우와 제작사간에 볼썽 사나운 논란이 빚어졌고, 이 과정에서 제작사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방송직전 작가까지 바뀌면서 드라마의 내용이 전면 수정됐다.
수개월을 준비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부터 적지않은 문제점을 안고 시작했던 것.
결국 촬영 내내 ‘타짜’는 당일 나오는 쪽대본과 그로 인한 들쑥날쑥하는 촬영일정으로 방송 당일까지 촬영하는 이른바 ‘생방송 드라마’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그대로 드라마로 옮겨져 만화와 영화에서 짜임새 있는 구성과 반전을 이미 경험한 시청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재미를 주지 못하는 ‘완성도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