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에로티시즘에 빠졌다.
영화 ‘미인도’가 전국 관객 240여만명을 돌파하고 ‘쌍화점’이 연말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다섯 명의 충무로 중견 유명 감독들이 ‘에로스’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는 ‘오감도’(가제, 제작 컬쳐캡미디어)가 제작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영화가 에로스 혹은 에로티시즘을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으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오감도’에 ‘공동연출’로 참여하는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여고괴담2’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민규동, ‘인터뷰’와 ‘주홍글씨’의 변혁, ‘작업의 정석’의 오기환, ‘아나키스트’의 유영식 등 저마다 독창적인 영화적 색깔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하며 지명도를 쌓아온 사람들이다.
‘오감도’는 이들과 함께 배우 김수로, 장혁, 김강우, 차수연 등 젊은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최근 김강우와 차수연이 허진호 감독 연출편의 촬영을 마쳤다. 나머지 감독과 배우들이 가세, 내년 봄까지 완성될 영화는 상반기 개봉할 예정이다.
‘오감도’는 다섯 감독이 ‘사랑과 에로스’를 테마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연출한 뒤 이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내는 색다른 기획으로도 주목을 받고있다.
각 감독의 연출 성향에 따라 남녀간 내밀한 심리는 물론 사랑에 관한 다양한 표현과 양상을 배우들의 노출 연기와 함께 펼쳐내며 한국영화의 또다른 에로티시즘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영화의 한 관계자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 동성애, 이른바 ‘스와핑’ 등 파격적인 소재까지 담아내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다”면서 그 표현 수위에 관심을 갖게 했다.
한 마디로 감독들의 연출력에 배우들의 연기력을 합쳐 ‘웰메이드 에로티시즘 무비’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한국영화의 전반적이고 깊은 침체 상황 속에서 어느 때보다 기획력이 중시되고 있다”면서 “에로티시즘에 대한 관객들의 최근 관심을 새로운 기획으로서 수용한다는 차원에서 영화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