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길응원단장’SBS러브FM DJ처리…꽉막힌귀성길엔돌핀팍팍!

입력 2009-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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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ó

“주말, 명절에만 나타나는 괴물 같은 라디오.” 바로 SBS 러브FM(103.5MHz) ‘DJ처리와 함께 아자아자’. 이 프로그램은 주말 4시간, 명절에는 6시간 씩 쉬지 않고 ‘달리는’ 연속 생방송으로 유명하다. 진행자는 이제는 버스, 택시 운전자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존으로 꼽히는 ‘DJ처리’. 그는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24일부터 매일 6시간씩(오후 12:05∼6:00) 3일 연속 생방송으로 귀향길을 함께 한다. 귀향길 꽉 막힌 고속도로. 하지만 ‘DJ처리’와 함께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청취자의 이름을 “아자 아자!” 응원과 함께 불러주고, 청취자들은 자신의 이름이 언제 불려질까 기대하며 귀를 쫑긋 세우다 보면 한 시간은 10분처럼 흘러간다. 그의 프로그램에 중독된 청취자들은 무려 30만 명. 직업별로 보면 택시나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들이 가장 많다. 특별한 내용 없이도‘출첵’(출석체크)라는 단어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도 방송 중에 ‘○○교통에서 일하시는 ○○○기사님 운전 잘하고 계시죠’라고 기운을 팍팍 넣어준다. 그러면 그의 힘찬 목소리에 기사들은 졸리다가도 잠이 번쩍 깬다고 한다. “기사 분들에게 인기 많은 것을 알고 2006년 방송사 제의로 처음 장시간 생방송을 시작했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이젠 명절만 되면 당연히 6시간 이상씩 하는 걸로 알고 있다.” ○“6시간 생방? 1천명‘출첵’ 문자메시지 2만개의 힘” 주말보다 명절 방송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붓는 ‘DJ처리’는 귀향길에 온 가족이 들을 수 있는 노래로 준비한다. 댄스, 팝, 트로트, 발라드 등 장르를 불문하고 CD 10장 이상의 리믹스 음악으로 준비한다. “온 가족이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더 많이 신경 쓴다. 10대가 좋아하는 노래부터 50∼60대가 좋아하는 노래까지 들어서 지루하지 않게 리믹스로 만든다.” 6시간 동안 지치지 않느냐고 물으니 “라디오 시작하자마자 1000명씩 ‘출첵’(출석 체크)을 하는 데다 방송 중 들어오는 문자메시지만 2만 개가 넘는데 어떻게 힘들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틀을 방송하기 위해 평균 5일을 꼬박 준비하고, 방송시작 전 4시간 전부터 라디오 부스에 앉는다. “대본이라도 있으면 빠르게 읽기라도 할 텐데, 방송 도중 청취자들이 보내주는 문자메시지 등을 보고 바로바로 내용이 이어진다. 즉 대본이 없다. 최대한 많은 청취자 이름을 빠르고 또박또박하게 말해주기 위해 입을 풀며 준비하고 있다.” ○“내가 불러주는 이름에 힘을 얻는다고 한다” ‘DJ처리’의 열정과 에너지는 청취자에게도 전염된지 오래다. 문자만도 하루 평균 2만5000여건. 다른 프로그램이 하루 평균 7∼8000건 정도 문자 사연이 접수된다고 하니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가 ‘아자아자’ 구호와 함께 문자메시지를 보낸 청취자 이름을 한 명씩 불러주면 듣는 이는 저절로 힘이 난다. “사람들이 많이 외로워하는 것 같다. 운전하는 좁은 공간에서 소통하는 재미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문자를 보내는 청취자 이름을 모두 불러주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그가 직접 고안한 ‘행운의 숫자’ 코너도 있다. 예를 들어 29999번을 말한 뒤, 29999번째로 문자를 보낸 청취자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다. 당첨 상품으로는 ‘DJ처리’가 사비를 털어 직접 만든 트로트 리믹스 앨범을 보내준다. 평일에는 들을 수 없는 방송 특성상 그가 만든 CD는 인기 최고다. 이런 남다른 방송 때문에 그는 10만 명이 넘는 ‘지부장’(문자메시지 참여도에 따라 등급을 나뉨)들과 아우와 형님으로 지낸다. 그는 이날도 30만 명 회원들 이름을 모두 기억하는 날을 기약하며 ‘아자 아자’를 외쳤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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