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가는길’철부지남편심형탁“욕해주셔서감사합니다”

입력 2009-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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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무명…‘그래도좋아’서악역으로떠, 8년무명…‘그래도좋아’서악역으로떠
“주부 시청자들의 욕먹으면서 쑥쑥 커요.” 3연타석 안타다. 기나긴 8년의 무명 시절을 거쳐 지난해 MBC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에 이어 KBS 1TV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까지 주인공 역을 연달아 맡았다. 연기자 심형탁(31). 181cm의 훤칠한 키와 서글서글한 외모로 요즘 주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동시에 미움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동안 조연으로 조금씩 얼굴을 알렸지만 크게 주목받을 기회가 없었던 탓에 시청자들은 “신인이 제법 연기를 하네” “어디서 봤던 얼굴인데”라며 늘 신인배우로 대했다. 그러나 ‘그래도 좋아’를 통해 지독한 악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크크섬의 비밀’에서는 두 여자를 좋아하는 ‘매너남’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차기작 ‘집으로 가는 길’에서는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는 철없는 남편을 연기하고 있다. “아침드라마 출연할 때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었어요. 식당에 가도 아주머니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으며 밥먹었고, 시트콤 출연 때는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보니 또 욕을 먹고, 이번 저녁 드라마에서는 철없는 남편이라고 또 질타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그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며 “아이를 너무 좋아해 결혼을 빨리 하고 싶은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촬영장에 가면 아이 연기자들이 ‘아빠’라고 졸졸 따라다녀요. 아이의 엄마들이 제 장래를 걱정해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시키지만 전 ‘아빠’ 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요. 곧 안정된 자리를 잡고 결혼을 빨리 할 생각입니다.” 그가 연기하는 민수 역은 대학 시절 실수로 여자친구를 임신시켜 결혼에 골인한 인물이다. 너무 일찍 결혼해 아내한테 무관심하고 온라인 게임에만 몰두한다. “또 악역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악역은 아니에요.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결혼생활에 지쳐 권태를 느끼는 평범한 30대 가장이에요. 아마 남성 시청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일 테고, 여성 시청자들은 자신의 남편 같은 모습에 공감할 것 같아요.” 오랜 무명 끝으로 이제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알린 것에 만족한다는 그는 “스타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습니다. 시청자에게 좋은 배우라는 이미지를 남기면서 가늘고 길게 가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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