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상,난관딛고일어선뮤지션들의축제

입력 2009-03-13 0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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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난관을 헤치고 열린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은 조촐했지만 어떤 시상식보다 뜨거웠던 축제의 장이었다. 12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대중음악상은 상업적 인기나 음반 판매량이 아닌 음악적 질과 깊이, 수준, 가요계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시상하는 상이다. 대중적 인기에 편중돼 수상 여부가 결정되는 많은 시상식의 관행에 정면으로 맞서며 2004년 만들어진 대안 시상식이다. 올해는 ‘대중음악을 위한 시상식이면서 주류 가수들을 배제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후보 범위를 넓히고 대중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으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갑작스런 지원 철회로 시상식이 열리지도 못할 위기에 처했다. 지원 여부를 두고 마찰을 겪던 한국대중음악상 주최 측은 2월26일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을 12일로 연기했으며, 예산 부족으로 건국대학교 새천년회관이 아닌 대학로 소극장 학전블루로 옮겨 규모를 대거 축소해야 했다. 그러나 시상식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날 참석한 가수들은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고, 시상자나 수상자나 1년 동안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노력했던 이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이었다. 상도 최우수 모던록 노래, 음악 부문, 올해의 음반 등을 수상한 언니네 이발관을 비롯해 장기하, 토이,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음악성은 인정받았지만 기존 시상식에서는 외면받았던 이들에게 돌아갔다. 공로상은 전설의 록밴드 산울림에게 돌아갔다. 후배 가수들은 김창완의 이름이 호명되자 기립박수를 치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건 한국대중음악상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난 것에 대한 가수들의 일침이었다. 이하나와 함께 노 개런티로 시상식 진행을 맡은 윤도현은 “규모가 대폭 축소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시상식이 열린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뼈있는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 올해의 노래, 네티즌이 뽑은 음악인, 최우수 록 노래 부문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한 장기하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시상식을 열어준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더블유앤웨일의 ‘하드보일드’로 올해 첫 수상의 기쁨을 안은 배영진은 “가장 좋아하는 말 중에 ‘하늘에 별이 안 보인다고 해서 별이 없는 것은 아니다’이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 대중음악상이 더 큰 힘을 갖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그러나 수상자인 토이 유희열, 김동률, 다이나믹듀오, 빅뱅 태양, 윤하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한국대중음악상 김창남 선정위원장은 “일정이 연기되면서 참석 의사를 밝혔다가 불참하는 가수가 많았다”며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상자로, 시상자로 참석해준 뮤지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상자 명단] ▶최우수 랩&힙합 노래-다이나믹듀오(어머니의 된장국)/음반-버벌진트(음반 누명)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더블유웨인(R.P.G샤인)/음반-더블류앤웨일(하드보일드)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태양(나만 바라봐)/음반-태양(핫) ▶최우수 록 노래-장기하(싸구려커피)/음반-갤럭시 익스프레스(노이즈 앤 파이어) ▶최우수 팝 노래-토이(뜨거운 안녕)/음반-김동률(모놀로그)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 음반-미연&박재천 ‘드림즈 프롬 더 엔세스터’/재즈음반-나윤선 ‘보야지’/최우수연주-미연&박재천 ▶최우수 모던록 노래-언니네 이발관(아름다운 것)/음반-언니네 이발관(가장 보통의 존재) ▶최우수 영화TV 음악 차마고도(양방언) ▶공로상 산울림 ▶선정위원회 특별상 김두수(포크록)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남자가수-장기하/여자가수-윤하/그룹-원더걸스) ▶올해의 신인 로로스 ▶올해의 노래 장기하(싸구려커피) ▶올해의 음악인 토이 ▶올해의 음반 언니네 이발관(가장 보통의 존재)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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