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명화여행]아델레블로흐바우어의초상(1907년,유화)

입력 2009-03-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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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그에게로가서꽃이된여인
《스포츠동아는 ‘구스타프 클림트 한국전시’를 보다 깊이있고 즐겁게 볼 수 있도록 30일부터 클림트 칼럼을 20회 연재합니다. 평소 미술에 관심 있는 가수 이상은, 전 영화배우 강리나, 번역작가 이미도, 프로바둑 기사 이창호 등 문화 인사들과 연예인들의 재미있는 감상평이 이어집니다.》 2009년 한국 아줌마들이 변신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루비(Refresh Uncommon Beautiful Youthful)족, 미소년·미소녀도 부럽지 않은 미중년 등 신조어로 불린다. 물리적 나이와 관계없이 아름다움을 좇아 일상의 반란을 꿈꾸기 때문이다. 지금 ‘클림트 황금빛 비밀’전시장에 가면 아줌마들의 마음을 투영할 수 있는 중년의 멋을 느낄 수 있다. 클림트의 연인, 바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다. 아쉽게도 이번 전시에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은 빠졌지만, 드로잉을 통해 그림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는 그야말로 황금빛 여인이었다. 클림트는 여자를 유화로 그린 뒤 그 위에 금칠을 했다. 발그레한 양 볼, 새빨간 입술, 살굿빛 피부, 짙은 눈썹이 보는 이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1907년 클림트 작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은 여성의 작은 얼굴과 황금빛 거대한 배경이 묘한 대비를 이루며 마음을 아리게 한다. 모델은 당시 오스트리아 빈 은행연합 감독의 딸이자 재력가의 아내였다. 자주 살롱을 열고 작가, 정치가와 교류하며 사교계의 여성으로 이름을 알린다. 그런 그가 초상화의 모델로 클림트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다. 클림트는 이 여인의 우아하고 고귀한 모습(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과 팜파탈의 이미지(유디트Ⅰ)까지 이중적인 분위기를 그림으로 그렸다. 클림트는 워낙 신비했기에 무수한 소문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대해 구구절절 얘기한 바 없다. 둘이 대체 어떤 교감을 했을지는, 작품 분석가와 호가사들의 소재일 뿐 사실 아무도 모른다. 여자의 몽롱한 표정, 화려한 의상 문양 등에서 심리를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클림트는 글로 설명하는 것을 싫어했고, 자신의 작품을 보길 바랐다. 그림에서는 특히 여자가 오른쪽 손가락을 꺾어 두 손을 포개고 있는데, 여자의 콤플렉스를 가려준 섬세함이 느껴진다. 어릴 때 상처로 흉터가 생긴 오른손 중지를 감춘 모습이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Ⅰ’은 19세기 중년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문화와 인간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동시에 쓸쓸한 내면을 극복하려 했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그 여자를 사랑하며 그의 매력을 그림으로 십분 발휘해주었던 남자의 로맨스를 상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현재 우리나라 한 제약 회사가 아트마케팅의 일환으로 두통약 포장지에 사용하고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클림트의 ‘황금빛 유혹’ 특별전은 5월 15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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