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저널로그]희희낙락‘김준호쇼’김준호

입력 2009-05-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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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스포츠동아DB]

독한코미디…‘케이블의유재석’…이번엔김태희를싸움꾼만들어?
“전성기라고요? 글쎄…, 저는 딱히 전성기라고 할 게 없어요. 그냥 쭉, 안보이게 조금씩 그래프가 올라가는 거죠.”

“요즘 전성기 같다”는 인사에 개그맨 김준호(34·사진)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KBS 2TV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 ‘씁쓸한 인생’코너에서 “유상무상무상” “김대리대리대리운전기사”같은 유행어를 만들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는 10년 전부터 개콘 ‘봉숭아 학당’의 이장님, ‘집으로’의 할머니, ‘하류인생’의 보스 역할 등을 통해 꾸준히 웃음을 전해왔다.

김준호는 6월초 500회를 맞이하는 ‘개콘’에 1회부터 출연하면서 오늘날의 ‘국가대표 코미디’로 만든 공신 중 한 명이다. 중간에 소속사 사정으로 1년 정도 ‘외도’한 것을 제외하곤 10년 가까운 시간을 ‘개콘’ 무대에서 보냈다.

그의 코미디를 설명할 땐 흔히 ‘더티’나 ‘하드코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감동, 의미보다 막무가내로 웃기는 게 더 좋다”는 그의 웃음 철학 때문이다.

KBS 2TV의 ‘타짱’, 케이블 TV의 ‘기막힌 외출’ 등에서도 그는 최대한 ‘본능에 충실한’ 웃음을 선보였다. 미국의 가학적 코미디 프로그램 ‘잭에스(Jackass)’를 모델로 만든 ‘기막힌 외출’에서는 자양강장제에 라면 끓여 먹기 같은 ‘독한’ 코미디로 화제를 모았다.

케이블TV에서는 ‘유재석 급’으로 통하는 그가 공중파에선 실력발휘가 쉽지 않은 것도 특유의 ‘독한 웃음’ 코드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최근 몇 개 예능프로에 출연하면서 “공중파에 어울리는 기교”를 배우는 중이다. 이에 더해 최근 시작한 비공개 코미디쇼 ‘희희낙락’을 통해 정통코미디의 부활도 꾀한다. 이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김준호 쇼’에서 그는 김태희를 싸움꾼으로, 소녀시대를 사채조직으로 둔갑시키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다.

“요즘 제 관심사는 10년 전 ‘개콘’이 그랬듯 뭔가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꺼리’를 찾는 거예요. ‘희희낙락’은 그걸 찾는 단계인데 비공개 코미디를 통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죠.”

그는 자신의 롤 모델로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코미디언인 기타노 다케시를 꼽았다. “코미디언으로서는 정말 싸구려같이 망가질 대로 망가지지만 정말 괜찮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기도 하잖아요. 저 역시 독한 코미디를 계속하면서도 마흔이 넘으면 그처럼 완성된 코미디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동아일보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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