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사서효석의건강365]부족한듯살면행복해진다

입력 2009-05-27 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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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의 지름길, 과유불급(過猶不及) ①

옛날 어떤 마을에 그럭저럭 살 만큼 많은 땅을 가진 부자 영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 영감은 얼마나 욕심쟁이였던지 날이면 날마다 서낭당에 가서 ‘조선 팔도에서 제일가는 땅 부자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빌었고 끼니를 굶어 가며 돈을 아껴서 땅을 사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펑’하는 소리와 함께 서낭당 신령이 부자 영감 앞에 나타나더니 ‘네 정성이 그렇게 지극하니 내가 소원을 들어 주겠다. 나를 따라 오너라’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신령이 부자 영감을 높은 산꼭대기로 데리고 올라가더니 그를 돌아보면서 ‘여기에서 네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네 땅이 될 수 있다. 다만 해 지기 전에 네 발로 직접 한 바퀴 돌아서 이 자리로 오는 만큼을 너에게 주겠다’고 일러 주었다.

부자는 드디어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고 신이 나서 산 아래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점심때가 지나 배는 고프고 숨도 턱에 닿게 되자, 이제는 돌아가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욕심에 발걸음을 돌리지 못 했다.

드디어 해가 질 무렵 파김치가 된 부자는 신령이 서 있는 자리 근처 까지는 왔으나 기어이 제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만 쓰러져 죽고 말았다. 조선 제일가는 땅 부자가 되기를 원해서 가급적 넓은 땅을 차지하려 했던 부자 영감은 결국 한두 평도 안 되는 무덤 자리만 차지하게 된 것이다.

당신이 이 경우라면 어떻게 했을까? 대부분 ‘나라면 그렇게 어리석지 않지. 죽지는 않을 정도로 잽싸게 움직이면서 최대한 땅을 차지하는 쪽으로 현명하게 반경을 잡았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크를 잠깐 무덤 속의 부자 영감에게로 넘겨보자.

“아, 나도 똑 같은 생각이었지. 그런데 이쯤이면 되겠다 싶은 지점이 너무 멀리 잡았더라니까. 그렇게 힘들 줄 알았나.”

그렇다. 누구나 생각은 비슷한데 실천이 그렇게 안 되는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이 그렇다. 적당한 지점에서 발길을 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기어서라도 앞으로 나간다.

왜 그럴까? 바로 욕심 때문이다.

현대는 과유불급의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죽지 않을 정도로 잽싸게 움직이면서도 최대한 땅을 차지하는 쪽으로 현명하게 반경을 잡을 생각’을 하지 말고 ‘더 차지하고 싶을 때 모자란 듯하지만 돌아서는 현명함’이 절실한 시대다.

얼마 전에 지나친 성형 수술로 인해서 얼굴이 망가져 버린 ‘선풍기 아줌마’가 방영되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원래의 얼굴도 남 못지않은 미인이었는데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 때문에 거듭 얼굴에 손을 댔고 마침내는 그 부작용으로 얼굴이 오히려 엉망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처럼 미모도, 돈도, 모든 것이 끝이 어딘 줄 모르고 위로 위로 치닫기만 함으로써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현대인들이다. 지나친 것 보다 조금 모자란 것이 행복과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권력의 행사가 한 사람의 전직 대통령을 죽음에 까지 이르게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과유불급의 지혜를 강조하고 싶다.

편강한의원원장 서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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