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를즐겨라①]관객들이말하는공포영화란?

입력 2009-06-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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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가 진행한 ‘베스트 공포영화’를 묻는 여름특집 설문조사 결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집계된 공포영화들. (위부터)최장수 시리즈로 인기를 끄는‘여고괴담5’와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주인공인 인형 ‘처키’로 유명한 ‘사탄의 인형’, 일본의 대표 공포영화 ‘주온’. 스포츠동아DB

“살·인·마…그가최고였다”최고공포물여고괴담·링·쏘우시리즈
30도가 넘는 폭염이 벌써부터 기승이다. 기온과 습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지수와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사람들은 무더위를 이기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려한다. 스포츠동아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려는 독자들을 위해 지면을 통해 또 한 가지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제공하고자 한다. 스포츠동아의 연예기획 ‘E! 트렌드’가 무더위를 잊게 해줄 여름특집을 마련, 첫 순서로 공포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상영관에 들어서면 냉기가 절로 흐른다. 30℃가 넘는 무더위는 어느새 조금씩 돋아나는 소름으로 변한다 . 불이 꺼지면 먼저 청각을 한껏 자극하는 소리로 공포영화는 다가온다. 한바탕 몰아닥치는 공포감 속에서 무서움에 떨며 한껏 소리를 지르다보면 더위는 저 멀리 달아나 있다. 스포츠동아는 ‘여고괴담5-동반자살’의 시사회 관객 118명에게 공포영화에 관해 질문을 했다. (설문조사를 도와주신 관객 여러분과 필름마케팅 비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설문조사에서 관객 대부분(101명)은 1년에 최소 1편 이상 공포영화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편 이상 본다는, ‘애호가’라 불릴 만한 관객도 32명이나 돼 공포영화 고정관객층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반면 1년 동안 단 한 편도 보지 않는 관객은 17명. 그 가운데 7명은 ‘무섭다’는 이유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의 주관객층인 20대 여성이 공포영화 역시 많이 본다는 점. 20대 남녀 각각 9명과 60명 가운데 4편 이상 본다는 관객은 남녀 각각 1명, 15명이었다.

‘여고괴담 5-동반자살’의 홍보마케팅을 맡은 필름마케팅 비단의 김진아 대표는 “여성은 사회적으로 비교적 억압적이고 현실적인 공포감을 더 느끼게 된다. 공포영화 속 공포의 대상 역시 대체로 여성이라는 점도 남성들에 비해 영화 속 설정 등에 더욱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상적 캐릭터 ‘주온’의 토시오, ‘사탄의…’ 처키

그렇다면 공포영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공포영화를 왜 보는가’라는 질문에 54명의 관객이 ‘스릴과 긴장감’을 꼽았다.

‘여름이니까 본다’는 17명의 상당수 답변과 함께 ‘친구의 권유’로 공포영화를 본다는 관객 역시 17명으로 적지 않았다. 특히 여성 관객들 가운데 이 답변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어느 20대 여성은 “친구와 함께 공포영화를 보면 유대감이 더욱 깊어진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비단의 김 대표는 “공포로 인한 비명 지르기 등을 통해 더욱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관객들은 가장 기억에 남은 공포영화로는 ‘여고괴담’ 1편(8명)을 비롯해 ‘여고괴담2:메멘토 모리’(1명), ‘여고괴담3:목소리’(2명) 등 ‘여고괴담’ 시리즈를 꼽았다. 또 일본 공포영화 ‘링’과 ‘주온’이 각각 10명, 7명의 지지를 얻었다. ‘쏘우’ 시리즈가 8표였고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도 7명이 응답했다. 이 밖에 ‘처키’로 유명한 ‘사탄의 인형’이 5표, ‘검은집’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엑소시스트’가 각각 3명의 관객에게 기억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포영화 캐릭터로는 18명이 ‘살인마’를 꼽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가 주는 극적 공포감이 크다는 얘기인 셈이다. 14명은 ‘주온’의 토시오 혹은 토시오와 그 엄마를 꼽았다. ‘싸이코패스’ 역시 12명이라는 적지 않은 관객에 의해 기억된다. 꽤 오래된 작품인 ‘사탄의 인형’ 속 잔혹한 인형 ‘처키’가 남긴 강렬함도 큰 듯하다. 9명의 관객이 꼽았고 특히 한 관객은 ‘사탄의 인형’을 본 뒤부터 공포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답해 눈길을 끈다.

마지막으로 공포영화가 남긴 ‘트라우마’(?)를 물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의학적 표현보다는 강렬한 인상으로 일상을 괴롭힌 추억을 묻는 질문이었다. 많이 보는 관객일수록 ‘없다’는 답변이 많이 돌아왔다. 1편 이상 본다는 관객의 경우에도 21명이, 3편 이상 관객은 10명, 4편 이상 보는 관객은 18명이 ‘없다’고 답했다.

있는 경우 가장 많은 답변은 ‘잠을 잘 못잔다’거나 ‘악몽에 시달린다’ 혹은 ‘꿈에 귀신이 나왔다’, 또 ‘엘리베이터를 못 탄다’ 등 일상에서 실제 공포를 느낀다는 것이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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