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재범은 미안해했고, 그를 잡을수 없었다”

입력 2009-09-10 11:42:36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진영-재범. [스포츠동아 DB]

한국비하논란에 휩싸이면서 그룹 2PM을 탈퇴한 재범의 팬들이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재범이 8일 팀 탈퇴를 결정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자 2PM 팬들은 “JYP 엔터테인먼트가 무책임했다. 재범이 없는 6인조는 인정할 수 없다”며 2PM 음반 반납, 2PM 광고제품 불매운동, 공연행사불참 등 보이콧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재범을 발탁해 데뷔시킨 박진영은 온라인을 통해 “본인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팬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박진영은 10일 오전 소속사 홈페이지에 장문을 글을 남기고 재범을 발탁했던 이유와 그의 데뷔과정 이야기, 거칠었던 성격 그리고 탈퇴 결정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했다.

박진영은 글을 서두에서 재범을 처음 본 당시는 삐딱했지만 솔직했고, ‘박진영의 음악만 안 받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단 있게 말하는 그의 성격과 끼에 매료돼 2PM 리더라는 중책을 맡겼다고 했다.

또 가족 이외에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던 그에게 ‘사회’라는 것을 가르쳐줬고, 이후 재범은 마음의 문을 열고 2PM 멤버들과 회사직원 그리고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가면서 인간미 넘치고 성실하고 모범적인 사람으로 변모해갔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하지만 불행히도 이제 막 행복해지려고 할 때쯤 4년 전 ‘삐딱했던’ 시절 글들이 공개됐다. 그는 2PM 멤버들에게, 나에게, 회사 직원들에게, 팬들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를 따뜻하게 받아주고 아껴주었던 한국 사람들에게 미안해했다. 여기서 자기가 더 망설이면 2PM 동생들까지 (대중들이)미워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상태로는 무대에 설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무슨 말인지 너무도 잘 알아서 잡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그였어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재범의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은 여러분들이 TV에서 본 재범이의 모습은 가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재범이는 불량하긴 했어도 음흉했던 적은 없다. 재범이는 불량했을 때도 그리고 또 밝아졌을 때도 자기의 속마음을 숨기는 아이는 아니기 때문이다. 불량했을 때는 대놓고 불량했고 따뜻해졌을 때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잘했다”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 여러분들의 분노를 돌리기 위함이 아니다. 그렇게 쉽게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닌걸 잘 안다. 다만 행여 재범이가 어디 가서 차가운 눈길만큼은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썼다”고 글을 쓴 배경도 설명했다.

박진영은 마지막으로 재범이가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대중들의 분노 못지않게 팬 여러분들의 상실감도 잘 알고 있고, 여러분들의 의견도 잘 귀담아듣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2PM으로서의 박재범이 아니라 청년 박재범인것 같다. 재범이에게 지금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내가 그러했듯 여러분들도 재범이의 결정을 존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글을 맺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