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위 사행산업 규제 불법 도박판 부추겼다

입력 2009-11-13 16: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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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마 고객들이 한국마사회가 제공하는 경마방송을 보면서 경주 분석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마사회

사설경마 단속 전년比 83% 증가…규제 묶이자 합법 고객도 눈돌려
불법 행위 기승 ‘규제실패’ 조짐…‘전자카드 도입도 마찬가지’ 우려
2009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김성이·이하 사감위)의 사행산업 규제가 시작된 이후 사설경마 등 불법도박이 급증하는 ‘규제실패(regulatory failure)’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11일 KRA 경마보안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1월 5일까지 불법 사설경마 단속실적은 7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40건) 무려 82.5% 증가했다. 경마보안센터가 방송통신위윈회에 심의를 의뢰한 불법 마권구매 사이트도 4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357건) 21.6%나 증가했다.

인터넷상에도 불법도박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것이다.

불법도박조직의 규모도 어지간한 상장 기업의 매출에 맞먹을 정도로 대형화되고 있다. 10월에는 판돈이 무려 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설경마·경정조직이 검거돼 충격을 줬다.

2000억원은 작년 한 해 전체 사설경마 단속 금액에 맞먹는 규모다.

올해 들어 불법도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2009년부터 사감위가 합법 사행산업을 상대로 전면적인 규제를 시작한 데에 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사감위는 올해 초 합법 사행산업의 전체 매출을 15조9000억원으로 묶어 버렸다. 인터넷 경마베팅을 폐지하고 경마·경륜·경정의 장외발매소 신설을 금지했다. 하지만 불법도박은 사감위의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합법 사행산업의 고객들을 흡수하며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행을 앞두고 있는 사행산업 전자카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자카드는 합법 사행산업 고객의 현금구매를 금지하고 구매 내역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합법 고객들을 불법 도박으로 쫓아내는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사감위의 규제가 전형적인 규제실패로 끝날 것으로 내다본다. 규제실패란 정부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으나 원래의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자원 배분을 왜곡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규제의 역설’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규제를 통해 사회적 선을 창출하겠다는 것은 망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칫 지나친 규제가 불법도박의 양성을 도울 수도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경마 단신]


○승용마 등록정보 임시홈페이지 오픈

한국마사회(회장 김광원)의 승마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승용마 등록정보 홈페이지(http://studbook.kra.co.kr/ked/)가 임시 개설됐다. 승용마 보급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홈페이지에는 등록업무와 제도 안내, 인터넷 등록신청 접수, 등록 승마장 현황 조회 등 승용마 등록에 관한 총괄적인 안내와 각종 승마관련 사이트가 링크되어 있다.

2010년 하반기에는 정식 승용마정보홈페이지가 구축되어 승마관련 포털사이트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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