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고수·강동원은 생활의 달인!] 고수 “무거운 멜로 이미지 벗고 싶었죠. 보이지 않는 힘 연기 어렵더라고요…하하”

입력 2010-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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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강동원(왼쪽부터)은 10일 개봉하는 영화 ‘초능력자’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젊은 배우의 눈빛에서 배어나오는 기운이 심상찮다. 사진은 ‘초능력자’의 포스터컷.

■ 영화 ‘초능력자’로 돌아온 고수·강동원의 무한 매력 속으로…

그들은 왜? 초능력에 꽂혔나

반듯한 외모 덕분에 ‘꽃미남 스타’라고 불린다. 아이돌 스타 못지않게 팬들을 몰고 다니고, 작품 활동 외에는 별다른 스캔들도 없다. 배우 고수와 강동원의 공통점이다.

데뷔 후 차근차근 출연작을 늘리며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왔던 두 배우가 10일 개봉하는 영화 ‘초능력자’(감독 김민석)에서 처음 만났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영화 중 가장 완벽한 캐스팅’으로도 꼽힐 정도로 둘의 만남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능력자’의 개봉을 앞두고 고수와 강동원을 만났다. 고수는 무슨 질문을 하든 적당한 위트를 섞어 진솔하게 답했고 강동원은 질문을 정확하게 분석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영화 ‘초능력자’ 주인공 고수.



■ 초능력이 안 통하는 단 한 남자! 고수

고수는 ‘초능력자’를 이야기하면서 “5월18일부터 9월8일까지 찍었다”며 촬영 날짜까지 정확하게 기억했다. “봄바람부터 가을바람까지 다 맞았다”는 그는 지금 찍고 있는 또 다른 영화 ‘고지전’ 이야기를 꺼내며 “이제 겨울바람도 맞게 생겼다”며 웃었다.

특별히 자신을 꾸미지 않는 소탈한 말투는 인터뷰 내내 여러 번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초능력자’에서 연기한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남자 규남에 대해 그는 “바보다, 바보”라고 소개했다.

“세상의 모든 사기는 다 당할 것 같은 남자, 우직한 게 아니라 단순한 남자죠.”

‘초능력자’는 제대 후 ‘백야행’에 이어 고른 두 번째 영화다. 고수와 강동원, 두 남자가 만들어가는 쫓고 쫓기는 이야기. 데뷔 후 처음으로 멜로가 없는, 남자 대 남자의 대결을 그린 작품에 출연했다.


● “자연스런 액션…옷은 안 벗어요”

영화에서 고수는 자신의 은인을 죽인 강동원을 추격한다.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맞고 피를 흘린다. 동작의 합을 맞춘 고난도 액션이 아니라 몸 하나로 저항하는 액션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윗옷을 벗지는 않아요. 하하. 자연스러운 액션인데 대지같고 바람같아요. 원래 책을 오래 읽는 편이 아닌데 ‘초능력자’ 시나리오는 굉장히 빨리 읽었어요.”

그는 상대 역으로 강동원이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완벽한 매칭”이라는 생각에 영화에 합류했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초능력자와 마주치는 상황을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힘을 생각해 연기하는 건 숙제였어요. 우리가 사는 이 현실에 진짜 초능력자가 나타났다고 상상해보세요.”

그는 군 제대 후 연극에 출연하며 “사랑 얘기를 많이 했으니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백야행’으로 다시 한 번 힘든 멜로를 소화했다.

“‘백야행’과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했던 무거운 사랑, 인물은 어려웠어요. 좀 달라진 모습을 팬들이 어떻게 봐줄지, 낯설게 느끼지 않을지 걱정도 돼요.”


● “난 새벽형 인간, 무조건 뛰어요”

고수는 요즘 전주에서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 ‘고지전’을 촬영하고 있다.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시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야전부대를 이끄는 육군 장교를 맡았다.

“‘초능력자’로 남자 투톱의 매력을 알았는데, ‘고지전’ 현장은 아예 남자 소굴이에요. ‘초능력자’ 홍보하러 서울 올라올 때 ‘휴가간다’고 나왔으니 돌아갈 때는 복귀신고해야죠.”

‘고지전’ 촬영은 내년 봄까지 예정돼 있다. 고수는 “여러분들이 크리스마스 캐럴 듣고 눈길 걸으며 데이트하는 그 때, 저는 산 속 오지에서 폭탄 터트리고 산다”고 억울한 듯 말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꾸준히 연기 영역을 넓혀가는 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걷고 뛰고 산에 오르는 걸 좋아해 지방 촬영을 하면서도 새벽 5시30분에는 꼭 일어나 조깅을 한다. 해외여행을 가도 반드시 조깅을 한다. 고수는 “밤 10시쯤 자고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는 재미가 상당하다”며 “피트니스 같은 실내운동보다 야외운동이 편하다”고 운동예찬론을 펼쳤다.

잔잔한 음악을 좋아하는 건 또 다른 취미다. 스마트폰에 음악을 저장해서 쉬는 틈틈이 듣는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노라 존스. 노라 존스의 영화 데뷔작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를 첫 손에 꼽을 정도로 열성 팬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연기를 업그레이드해 가는 고수. 그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은 어떤 것일까. 꾸미지 않는 그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옆집 아저씨나 총각이요. 옆집 총각이 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면 더 좋죠. 연기를 할수록 평범한 연기가 가장 어렵다는 걸 느껴요.”


● 고수(1978년생)

연 예계 데뷔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뮤직비디오로 했다. 1998년 가수 포지션의 ‘편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처음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엄마야 누나야’ ‘피아노’ ‘순수의 시대’ 등에서 톱스타 여배우들의 상대 배역으로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썸’ ‘백야행’ 등을 통해서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제공|영화사 집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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